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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런 가을을 맞아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08.0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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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커스데일리) 후덥지근하다. 아직도 밤잠을 설치게 하는 더위가 영 성가시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를 불과 사흘 남겨뒀지만, 더위의 기세는 여전히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누구나 비켜가지 못하는 절기의 위력에 광복절을 지나면 더위는 한 풀 꺾일 터이다. 다가오는 말복 칠석에 이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선선한 처서인 23일을 지나면 하루가 다르게 기온도 내려가고 매미 소리도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지구촌 깊숙이 침투한 코로나는 올해도 갈 생각을 안 한다. 델타 변이라는 더 강한 놈까지 몰고 왔다. 여기에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돌연변이를 갖췄다는 델타 플러스 변이마저 국내에 상륙했다는 암울한 소식도 들린다. 해외에서는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접종(부스터샷)까지 한다고 하니 폭염에 연이은 바이러스 소식은 일상을 지치게 한다. 지난해와 올 여름은 인류 역사이래 사상 초유의 코로나와 공존 공생하는 세상이 됐다. 이제 코로나는 독감과 같이 자리잡아 백신을 맞아야만 겨우 안심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바이러스와 싸우는 코로나 일상 생활은 더 힘들기만 하다.

백신접종은 이달부터 50대 순차 접종이 본격화됐고, 40대 이하 접종도 진행되면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런데 변이의 빠른 확산세는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어제 기준으로 1차 접종을 마친 비율이 전체인구의 39%에 불과하고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14%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들의 경우는 접종이 대부분 이뤄졌다고 하니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사회활동이 활발한 50대 미만의 인구 대부분이 아직 미접종 상태인 만큼 코로나의 빠른 확산세는 불안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백신 수급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고, 백신 접종자가 다시 감염되는 '돌파 감염'은 새로운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그래도 찬 바람 부는 올 가을은 이런 걱정에 아랑곳 없이 부산스럽게 돌아갈 것이다. 부산스럽다는 말은 사전에서 찾아보면 ‘보기에 급하게 서두르거나 시끄럽게 떠들어 어수선하다’는 의미다. 코로나 일상에서 정치권은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 부산을 떨고 있다. 울산 지역사회도 울산의료원 설립과 한 뿌리인 부산 울산 경남이 추진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메가시티 출범 준비로 부산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가을에는 여야 대선 후보 간 기싸움은 치열할 전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 ‘기습 입당’ 이후 여야 싸움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대선 주자들의 선거 캠프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5년 간 대한민국을 주도할 정책 어젠다와 장밋빛 청사진을 만들기 시작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내부 세력 싸움도 한층 가열될 것이다.

대선 후 3개월 즈음에 치러질 6월 지방선거에는 지방권력의 정점인 시·도지사 수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의원까지 포함하면 적지 않은 새 자리가 주인을 기다린다. 울산은 차기 울산시장 선거에 민주당 송철호 시장이 지난달 재선 도전을 선언했고, 이 보다 앞서 국민의힘 김두겸 전 남구청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박대동·박맹우·정갑윤 전 의원 등도 조직력 정비를 통해 가세하는 형국이다. 대선과 지선 일정이 3개월 차이로 맞물리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도 예측돼 가을 정치권은 사뭇 부산스럽게 움직일 듯하다.

지역사회도 이런 저런 연유로 부산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해 20만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울산시는 내달 중 정부에 시민들이 서명한 서명부와 함께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촉구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공공의료원이 없는 광주시와 연대해 예타 면제를 촉구하기 위해 ‘지방의료원 설립 공동대응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내년 상반기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을 위해 발족한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은 지난달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 둥지를 튼 뒤 본격 몸풀기에 들어갔다. 추진단은 메가시티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2040년까지 인구 1000만 명, 경제 규모 490조 원의 초광역 도시권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지역 주도의 국가균형발전과 새로운 광역거버넌스를 실현하겠다는 거다. 한 뿌리에서 출발한 부울경이 재정이든, 인력이든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거대 수도권에 맞서 공동생활권을 형성하겠다는 것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기우에 그치겠지만, 3개 시도가 은근히 주도권을 잡으려는 모양새는 경계할 일이다. 아무튼 이번 가을에는 부산스럽게 시작된 움직임이 곳곳에서 꿈틀대며 속도를 낼 것이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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