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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다운 세대- 열려 있던 문이 내 앞에서 닫혔네’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06.04 12:24
  • 댓글 1

(울산=포커스데일리) 청년은 오랫동안 문 밖으로 나가기 위해 준비했다. 저 문을 열고 나가면 새로운 또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하지만 그 문은 굳게 닫혀버렸다. 1년, 혹은 몇 개월, 단지 며칠 차이로. 그는 닫힌 문 앞에서 어쩔줄 모른 채 망연자실 서 있다. 그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MZ세대 청년들의 속이 점점 타들어 간다. 1년 새 사라진 일자리가 100만 개나 된다는 뉴스에 "나뿐만은 아니네"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사회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변화의 아이콘 세대라고 일컫는 이 시대 청년이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 괜찮은 일자리를 얻어 문 밖으로 나가 성장의 기회를 잡은 청년은 소수다. 대부분 청년은 닫힌 문 앞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전부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그래도 어렵사리 취직은 됐을 텐데, 이젠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니 그저 이 알바 저 알바 찾아다니느라 문턱을 기웃대고 있다.

두 달여 전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청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면서 처음으로 언급한 이른바 '락다운(Lockdown) 세대'로 전락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회에 설 기회가 봉쇄됐기 때문이다.

청년이 지금처럼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은 이젠 청년들에게 위로가 아닌 가슴 아픈 그림자로 상처에 깊은 생채기를 남겨주는 말이 됐다.

이제 모두가 청년을 위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얘기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청년 대책은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 순위를 둬야 할 중차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즉각적이고 대대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각료들에게 주문했다. 청년들이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로, '코로나 세대'로 불리며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게 이유다. ‘락다운 세대’가 될 수도 있다는 거다.

그제께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조국 사태를 사과하면서 청년에 좌절과 실망을 줬다고 언급했다. 지자체도 질세라 청년 정책을 마구 쏟아냈다. 울산시는 지난 2월 18일 일자리 창출 등 65개 청년 사업에 585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든, 정치인이든, 지자체든 모두 ‘청년’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청년을 위한 고용의 문이 활짝 열리는 걸까. 정말 안심해도 되는 걸까. 그런데 이 시대 청년들에게 ‘2월의 얼굴(February Face)’이라는 수심에 잠긴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2월의 얼굴’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헛소동'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 대목을 우리 말로 번역하면 대략 이렇다. "왜,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런 2월의 얼굴을 보이는 이유가. 서리와 폭풍과 구름으로 가득 찬 그 표정 말이야."

20대는 그동안의 성장에 대한 결실을 얻는 시기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내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마지막 결승선을 눈앞에 둔 경기장으로 들어선 것이다. 오랫동안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리던 선수들은 결승선이 보이는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 온 힘을 짜내 전력 질주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결승선이 사라졌다. 청년들은 하염없이 경기장을 뱅뱅 도는 신세가 됐다.

경기의 룰을 만들고 결승선을 정해놓은 것은 기성세대들이다. 코로나19로 결승선이 사라졌는데도 청년들에겐 무조건 계속 뛰라고 다구친다. 새로운 결승선을 만들지 않고, 간간이 물만 건네주면서 조금만 더 뛰어보라고 독촉만 한다. 너무 잔인하고 무책임한 일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좌절하고 분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취업 절벽'이라는 지금의 이 상황을 누가 만들었는지 생각해 달라고.

코로나 팬데믹에 맞는 새로운 결승선을 만들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이 다시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일자리가 사라져 노동시장 밖으로 내몰린 청년들에게 정부든, 지자체 든 청년들을 위해 내놓는 정책들이 ‘사회적 백신’이 돼 상처난 마음을 치유하고 어루만져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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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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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직 2021-06-20 20:57:29

    정두은기자님 잘읽었습니다
    크게 공감합니다 청년일자리를 만들어야합니다
    근데 택배나 어떤 분야에서 종종 일손이 모자라다할땐 왜 더 뽑지않는가싶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더 많이 뽑자 코로나시국엔 공무언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근데 우리나라 경제가 선방하고있다고 한다
    잘된 분야는 자동화하지말고 고용원을 뽑도록하자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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