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청

(울산=포커스데일리) 산업도시 울산이 산업폐기물 처리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산단과 일반산단 내 폐기물 배출업소들이 장기적인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악재까지 겹친 상황에서 매년 치솟는 폐기물 처리비용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울산의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만큼 부족한 매립장 문제를 한시라도 빨리 공론화 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환경부 지정연구기관인 울산녹색환경지원센터 연구 결과, 울산에는 오는 2050년까지 1625만2000㎥ 규모의 추가 매립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에 따르면 2600여 사업장에서 연간 90만 ㎥ 안팎의 폐기물이 쏟아지는 울산은 매년 산폐물 대란 위기를 겪고 있다. 매립장 부족이 이유다. 대표적 혐오시설이다 보니 민원을 이유로 수년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역업체의 산폐물 대란 사태를 막기 위해 140만㎥ 규모의 기존 매립장(코엔텍, 이에스티) 증설을 허가해 단기적으로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매립장 이용이 울산에 국한되지 않다 보니 향후 6년을 내다보는 매립장 수명은 반입량에 따라 얼마든지 앞당겨질 수 있는 상황이다. 영리 추구가 목적인 매립장 업체로서는 가급적이면 부피가 적고 처리비용이 많은 폐기물을 받는 것이 이득이어서 지역 폐기물만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울산시의회 장윤호 의원은 최근 서면질문을 통해 울산시의 사업장 폐기물 관리정책 방향을 꼬집었다. 장 의원은 “지난 십여 년 간 울산이 신규 매립지 조성허가를 반려하는 동안 매립시설 부족으로 폐기물 처리단가는 폭등하고, 기업 경쟁력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대책을 요구했다.

문제는 대다수 폐기물 배출업소들이 법에서 정하는 자가처리시설을 설치할 만큼의 자금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다 매립 후 30년 동안 오염도 조사 등 사후 관리도 해야 한다.

또 매립장이 대표적인 주민 기피시설이다 보니 지역 주민 반발도 거세 매립장 확보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기업체들은 멀리 경북 경주와 대전까지 가서 폐기물을 매립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폐기물 처리비용이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대책을 요구하는 일은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산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폐기물 매립장 부족과 폐기물 매립단가 인상을 호소하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특히 산업단지에서 쏟아내는 폐기물도 문제지만 준공되거나 조성 중인 산업단지까지 감안하면 공영개발로 대체 매립장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사업장 관계자는 “매립장 부족 사태는 시가 충분히 예견했던 문제인데, 그동안 민원이 부담스러워 외면한 측면도 적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공론화를 통해 민원을 수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립장 없이 산단만 늘리는 건 화장실 없는 고층 건물을 짓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울산엔 2개 산단이 조성돼 기업체들이 입주했다.

산업폐기물 매립장 부족 사태는 향후 울산의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도 고민이 깊다. 급등하는 폐기물 처리 비용이 기업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미흡한 자가처리시설을 무분별하게 허가해 줄 수도 없다. 산단 전체가 폐기물처리장화 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국가산단인 온산공단 확장(159만㎡)을 위해 진행 중인 KDI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예타를 통과한다면 2026년까지 15만3000㎥ 규모의 폐기물매립장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거다.

하지만 계획지구 내 부지의 67.6%가 보전녹지로 인근 석유화학단지와 신일반산단의 공해차단녹지 역할을 하고 있어 녹지훼손과 환경성 저하에 따른 주거지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울산 산업계에서는 “폐기물 매립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처리 단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와 지역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폐기물 매립장 확보는 더 이상 미뤄져선 안된다”며 “시가 공론화를 통해 민원을 수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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