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코로나 전쟁 후반전에 변이 유행하는 울산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05.10 10:58
  • 댓글 0

(울산=포커스데일리) 며칠전 시내에서 학교 동창을 우연찮게 만났다. 작년 연말 얼굴을 한 번 본 뒤 다섯 달만이다. 그와 세상사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열에 아홉이 던지는 말을 듣곤 한다. 코로나 얘기다. 그는 매일 휴대폰에서 코로나19 뉴스창을 열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오늘은 지역사회에 또 얼마나 확진자가 추가됐는지, 어떤 나라가 백신 접종 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맨얼굴인지, 어떤 나라가 집단면역을 형성했는지 등을 찾아본다는 거다.

생각해보니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울산이 최근 들어 전국의 이목을 끌었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질병관리청도 울산의 코로나 상황을 예의주시한다고 한다. 심층 역학조사관까지 파견한 상황이다. 이유는 한가지일 터. 영국 변이가 지역사회에 유행하는 것이라 하겠다.

국내 확진자가 하루 500명 대를 웃돌면서 4차 대유행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와중에 울산의 집단·연쇄감염은 정말 심상치 않다. 확산세는 잦아들 기미가 없고, 감염력이 강하다는 영국 변이는 더욱 기승을 부리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거기다 감염경로 미상 확진자도 늘고 있다. 울산은 지난 1년여 어렵사리 몇 차례 고비를 넘겨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고약해지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지역사회에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최대 70% 강한 변이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 3월 8일 영국 변이가 첫 확인된 이후 총 12개 집단에서 413명(변이 확정 사례 76명, 역학적 관련 사례 337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는 구체적인 분석까지 내놨다. 백신 수급이 불규칙한 상황에서 이 사악한 변이의 불길이 잡히지 않고 마구 번져나갈 팬데믹 상황을 상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울산의 코로나 전쟁 후반전은 백신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시작됐다. 앞서 전반전은 코로나19 위기를 버텨내기 위해 눈물겨운 악전고투 상황의 연속이었다. 고작 마스크 네댓 개 구해보겠다고 몇 시간씩 줄을 선 민초들의 고난, 코로나 전담병상이 모자라 하염없이 대기한 양지요양병원 고령 확진자들의 절규·잇단 사망,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울산 현실 등이 주마등처럼 그려져 마음 한구석을 후벼 팠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은 전쟁 양상을 크게 뒤바꿨다. 시민들은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퇴치라는 꿈에 부풀었다. 집단면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인구집단이 면역력을 갖게 되면 달성된다. 최근 외신을 통해 전해진 한 사진에 눈길이 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영국 런던 시내 한 공원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봄기운을 만끽하는 모습였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인데도 시선을 붙잡은 이유는 이들 중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집단면역은 현재로서는 그저 희망 사항이 됐다. 우선, 뼈아프게도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백신 접종은 희망을 던졌지만 더디다. 언제 마스크를 벗어도 될지 아무도 모른다. 울산 울주군이 지역구인 서범수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지역 백신 접종률이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여기다 백신 수용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 백신 접종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저조하다. 백신 수용성이 낮아진 것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고들이 영향을 미쳤다. 그래선지 백신 뉴스를 접할 때마다 솟구치는 울화는 어설픈 초동대응으로 화를 키운 정부를 향하기도 한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는 정부 불신을 다시금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이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60.8%가 집단면역 달성 예상 시기를 내년 하반기까지로 내다봤다. 2023년 이후로 예상하는 응답자도 29.3%나 됐다. 반면 정부 목표인 올해 11월을 집단 면역 달성 예상 시기로 보는 응답자는 9.9%에 그쳤다.

그럼에도 백신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 거의 모든 코로나19 백신은 병원에 입원할 만큼의 심각한 증상이나 사망은 거의 100% 예방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중환자 및 사망자 수는 현격하게 줄게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버이날이던 8일 울산의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부모를 모신 자식들은 하염없는 속앓이로 밤을 꼬박 지새웠을 것이다. 바다보다 깊은 사랑을 주신 부모를 앞에 두고도 유리창에 간접적으로나마 부모·자식 간 얼굴을 비비고 손을 대어보는 것으로 그쳤을 것이다. 내년 어버이날에는 울산에서 부모와 자식이 마스크 쓰지 않은 맨얼굴로 따뜻한 손을 잡아볼 수 있을까.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두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