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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운명의 한 주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04.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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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커스데일리) 어느덧 4월이다. 픗풋한 봄 기운이 만연하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하지만 언제 겨울이었나 싶을 정도로 주변은 봄 내음으로 스멀스멀 피어난다.

4월은 '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와 유난히 인연이 깊다. 1952년 4월에는 최초의 지방의회 의원 선거가 있었고, 1996년 4월부터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 계절에 국회의원을 뽑고 있다. 거여(巨與)의 입법 폭주를 가능케 한 21대 국회의원 총선도 지난 해 4월 15일 열렸다.

올해 4월에는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 등이 오는 7일로 예정된 가운데 2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투표는 시작됐지만, 선거 분위기는 코로나 블루로 인해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19가 드리운 잿빛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예전의 들썩거리던 모습은 찾아 보긴 힘들다. 지역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들의 대중 유세나 시끌벅적한 선거송은 사라졌다.

후보들에겐 이번 주가 운명의 한 주가 될 거다. 사전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은 어떻게 마음을 정했을까.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야 새삼 더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1년짜리 선거이지만 내년 대선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이니 여느 선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여야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박원순, 오거돈 전 광역시장의 성추행 사태로,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는 김진규 전 남구청장의 당선무효로 치러진다. 단체장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보니 야당이 여당 심판론으로 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은 불가피하다.

당헌까지 바꾸며 당초 입장을 뒤집고 출마를 강행한 민주당에 비난의 목소리도 높지만, 제대로 한번 심판을 받아보겠다니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 대형 이슈는 단연 부동산이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실정과 나라를 온통 뒤흔들고 있는 LH 투기 의혹 사태는 ‘블랙홀’이 돼 여당 심판론에 군불을 지핀다. 그러다보니 지방 선거 이슈는 서울·부산시장 선거로 인해 묻혀버렸다.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 선거는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전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선거는 인물과 공약 경쟁이다. 그런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인물 비교나 공약 검증은 물 건너간 듯 하다. 후보들이 경쟁하듯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따져 보지 않은 채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겠다고 내건 공약들이 상당수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마련을 고민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이기면 그만’인 셈이다.

선거철만 되면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막말과 네거티브 공방전은 이번 선거에서도 비켜나지 못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처럼 울산 남구청장 선거판도 흠집내기가 선거판을 달궈다시피 했다. 민주당이 제기한 국민의힘 후보의 땅 얘기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도, 또 이에 맞서는 쪽도 서로간에 난타전이 됐다. 비전과 정책, 인물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 똬리를 틀고 있다.

울산 남구청장 선거는 서울·부산시장 선거와 달리 여론의 흐름이나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깜깜이 선거’다. 어떤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고 당선되더라도 임기는 1년 3개월 남짓이다. 많은 일을 하기는 힘들더라도 구정의 공백을 메우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연속적인 구정도 가능할 것이다.

이제 선택과 심판의 날은 불과 엿새 남았다. 그저 ‘그놈이 그놈’이라는 냉소로 투표를 안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내 소중한 한 표’ 행사로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지역 곶간이 나아지려면 유권자 스스로 제대로 된 후보를 선택하는 것 말고는 달리 길이 없기 때문이다.

후보자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년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다시 지역민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다. 선택할 시간은 이제 별로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투표소에 가기 전에 집에 도착한 선거 공보물부터 살펴볼 일이다.

사학자 고 함석헌 선생은 "그놈이 그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이 다 해먹는다"는 말을 남겼다. 남구의 미래를 맡길 인물과 정책을 살펴야 한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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