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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 놓고 ‘아전인수’ 해석 경계해야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02.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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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커스데일리) 으레 여론 흐름의 중요한 척도로서 설 밥상머리 민심만한 게 없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처럼 설 연휴를 맞아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정치, 경제, 사회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이야기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가 끼인 그해 설 민심은 민심의 풍향계를 파악하려는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아 왔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이번 설 연휴 민심 향배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도 설 명절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스마트폰의 SNS 울림을 열면 먼저 이 소식을 전해준다.

‘새해 복많이 받고, 건강한 설’을 보내라는 축원이다.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이지만, 코로나19로 지친 현실에서 맞이한 첫 설 연휴라는 점에서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이번 설 명절 풍경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설 연휴까지 이어지면서 큰 변화가 생겼다.

친척이 다 함께 모여 덕담을 나누기보다는 4인 이하로 만나고, 영상통화로 '비대면 세배'를 하는 가정도 생겼다.

‘명절답지 않은 명절’을 맞은 것이다.

그래도 변화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길거리 인사를 하거나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국회의원들의 민생 청취다.

울산 여야 정치권은 이번 설 명절 민심으로 ‘민생 경제 회복’과 ‘정치 이슈’ 등에 제각각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워 왔고, 최근에 대통령이 직접 민생경제를 챙기는 모양새지만 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 영세 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연일 언론에 도배질하다시피 했고, 특히 청년 체감 실업률은 최악의 수치다.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만성적인 실업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고용 쇼크다. 일자리만 놓고 보면 국민은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했던 외환위기 때만큼이나 벼랑 끝에 몰린 셈이다.

그러다보니 무기력한 경제 상황에 느끼는 허탈감은 커가고 있다.

이번 설에도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하소연,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푸념들이 마구 쏟아졌다.

시장통의 장삼이사(張三李四), 밥상머리의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이 그렇게 전했다.

여기까진 그렇다 치자.

코로나란 돌발 변수로 인해 경제 여건도 예전과 비교해 크게 위축된 듯 해서다.

그런데 코로나로 지친 민생들에게 이번 설을 설답지 못하게 한 게 어디 무기력한 경제 뿐이겠냐.

정치도 실종됐다는 소리가 공연스레 나온다.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에 무기력한 야당 얘기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맞는 설 명절에서 울산 거대 야야는 설 밥상 민심 공략 ‘키 워드’를 꺼냈다.

민주당 시당은 설 연휴 이후 본격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것을 계기로 지지 여론에 불을 지피기 위해 코로나19 극복과 일상 회복 부각에 초점을 맞췄다.

설 연휴에 앞서 당직자들과 전통시장을 방문한 이상현 시당위원장은 “코로나 상황으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음이 무거웠다. 피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시당은 코로나로 지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끌어안으면서도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촉구 1인 시위 등 최근 불거진 정치 쟁점을 연휴까지 끌고 가는 등 정부 실정을 최대 부각했다.

서범수 시당위원장은 “무조건 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야권 후보를 선택하겠다. 선거에서 승리해 문재인 폭정을 막아 달라는 게 지역 민심”이라고 전했다.

설 명절 연휴가 끝나면 지역 정치권은 어김없이 고향에서 들은 명절 민심을 전할 것이다.

그러다 서민들의 얘기는 잊혀져 가겠지만.

그런데, 민심이란 게 참 신기하다. 매번 자기 진영에 유리한 민심만 확인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설 명절 민심이 전하는 준엄한 메시지 만큼은 분명하다.

민생 경제를 돌봐달라는 주문이다. 민심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 달라는 얘기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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