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서울=포커스데일리) 홍종오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야권 단일 후보로 당당히 나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022년 대통령 선거를 포기하는 '배수의 진'을 치고, 보궐선거 승리로 정권 교체의 시발점이 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통합 경선 등 야권 연대 움직임도 밝히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자해지의 각오와 서울의 진정한 발전과 혁신을 다짐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안 대표는 야권의 잇따른 보궐선거 출마 요구에도 꾸준히 '대선 직행'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2022년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데다, 최근 여당의 '입법 독주' 과정에서 야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결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안 대표는 출마 배경에 대해 "이번 정기국회를 보고 민주주의가 완전히 무너지는 상황, 절차에 대해 무시하는 상황을 접했다"며 "무엇보다 의사 입장에서 이번 (코로나19) 백신 구매와 관련해서 (정부가) 국민에게 솔직하지 못한 부분에 분노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 결심의 배경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면서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좋은 시정을 통해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4월 보궐선거 승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7부 능선을 넘는 것이다. 제가 앞장서서 그 7부 능선까지 다리를 놓겠다. 반드시 이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자신의 출마가 '정권 교체'를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당은 3석의 소수 정당인 만큼, 안 대표의 경선 레이스는 국민의힘과의 '야권연대 문제'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입당이나 통합경선 등을 묻는 질문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공정경쟁만 된다면 어떤 방식도 좋다"면서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뿐 아니라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어떤 분이라도 만나서 연대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 대표의 출마를 놓고 엇갈린 모습을 일부 보여줘 야권 연대는 적잖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내정된 정진석 의원이나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신환 전 의원 등은 환영의 입장을 밝힌 반면 그동안 안 대표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도 여러 출마자 중 한 명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현재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룰을 '국민여론조사 80%+책임당원 20%'로 정한 만큼, 통합 경선의 절차나 방식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종오 기자  focusdaegu@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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