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전경.

(창원=포커스데일리) 김정호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업체에 갑질을 한 혐의로 과징금 153억 원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당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30일 계약서도 발급하지 않고 하도급업체에게 일을 시키거나 하도급업체에 지급할 공사대금을 일방적으로 저가로 책정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은 대우조선해양에 1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86개 사내 하도급업체에게 1만 6681건의 선박·해양 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작업 내용과 하도급대금 등 주요 사항을 적은 계약서를 작업이 시작된 후에 발급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하도급업체는 구체적인 작업과 대금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우선 작업을 진행한 후, 대우조선해양이 사후에 일방적으로 정한 대금을 받아들여야 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부터 2019년사이에는  91개 사내 하도급업체에게 하도급대금을 결정하지 않은 채 1471건의 수정 추가 공사를 위탁하고 공사가 진행된 이후에 사내 하도급업체의 제조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수정 추가 공사가 발생하면 대우조선해양 생산부서에서 실제 투입시수를 바탕으로 수정 추가 시수를 예산부서에 올렸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예산 부서는 합리적 근거없이 생산 부서가 요청한 수정 추가 시수를 삭감했고 이 과정에서 사내 하도급업체와의 협의 절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사내 하도급업체의 거래 특성상 제조원가의 대부분이 인건비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감안해 사내 협력사들의 인건비 구조, 고용노동부 실태조사 자료, 실제 채용 공고 사례 등을 바탕으로 작업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1시수 당 비용’ 기준을 판단했다.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시수 삭감 과정에서 1471건의 수정 추가 공사 하도급대금이 하도급업체의 제조원가 수준보다도 낮게 결정됐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2016녀부터 2019년까지 사외 하도급업체에게 선박·해양플랜트 부품 등의 제조를 위탁한 후 사외 하도급업체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194개 사외 하도급업체에 대해 총 11만 1150건의 제조 위탁을 임의로 취소·변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설계 변경이나 선주 요구 등으로 위탁한 품목이 필요 없거나 수량이 줄어들게 되면 해당 품목의 발주를 취소·변경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위탁 변경 시스템을 통해 사외 하도급업체에게 동의 여부만을 선택하도록 했을 뿐, 협력사가 입게 될 손실 등의 실질적인 협의 절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 사전 서면발급의무 위반,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부당한 위탁 취소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53억 원 부과를 결정하고, 법인을 검찰 고발했다.

김정호 기자  ulruru5@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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