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열단의 핵심간부이자  수차례에 걸친 의열투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초산 김상윤 의사가  거증자료부족으로 공적심사에서 다른 의열단원들보다 1-2단계 낮은 서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사진제공=초산 김상윤 선생 유족회>

(부산=포커스데일리) 김정호 기자 = 의열단의 핵심간부이자  수차례에 걸친 의열투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초산 김상윤 의사가  거증자료부족으로 공적심사에서 다른 의열단원들보다 1-2단계 낮은 서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다시 공적심사를 실시해 서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태룡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이달 초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주최로 경남 밀양시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열린 ‘밀양독립운동사 공훈선양 학술대회’에서 ‘의열단 창단과정과 김상윤 의사의 반일투쟁’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이 소장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의열단에 대한 일본측 판결과 기록물 등을 최초로 공개해 의열단에 관한 새로운 기록들을 내놓았다.

<사진=논문집 발췌>

초산 김상윤 의사가 의열단 4인 지도부 중 한 명이었고, 일본 총독부에서 반드시 체포하고 싶어 하던 거괴 10인 중 1명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의열단에 참여해 의열투쟁을 전개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대부분은 정부로부터 포상(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며 의열단원들의 포상내역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까다로운 포상규정으로 인해 의열단 창단구성원으로 알려진 김원봉,강세우,배동선은 포상을 받지 못했고, 김원봉 한봉근 이종암과 더불어 4명의 의열단 간부로 활약한 김상윤은 동료의열단보다 훈격이 1-2등급 낮은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그는 거증자료의 부족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굴한 일제시대때 판결문과 총독부의 기록 등을 통해 김상윤 선생의 행적 등을 살펴보면 김상윤이 의열단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외무성 기록을 인용해 김상윤은 1919년11월10일 김원봉, 이봉암과 함께 의열단을 창단했으며, 창단 후 의열단의 제 1 차 암살파괴계획에 의해 서울과 밀양 등지에서 활동하다가 일제에 의해 사건이 발각돼 실패한 후, 밀양경찰서 폭탄투척 의거에 최경학 등과 참여한 다음 중국으로 돌아가 상해와 북경을 오가며 의열단 간부로 활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제의 기밀문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시찰인 명부’에 김구 김두봉 박은식 안창호 신익희 여운형 조소앙 등 56명의 핵심 지도자에 대한 정보가 소상히 기록돼 있다며 그 중에서 의열단은 김상윤 김원봉 이종암 한봉근 등 4명이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인명부에는 이름 별명 생년월일 본적 출생지 주소 신분 등 뿐만 아니라 사찰요점 독립자금 등을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는 것이다.

이 인명부에 김상윤은 신익희 이동녕 등 14명과 함께 출신성분이 양반으로 표시돼 있고, 김구 김두봉 김원봉 여운형 등 42명은 상민(평민)으로 기록됐는데, 의열단은 초산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상민출신으로 표기돼 있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의열단 의거투쟁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밀양경찰서 폭탄투척의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상당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복심법원에서 최경학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판결문의 내용을 보면 평안북도 정주군 출신 임태호로부터 폭탄투척권유를 받았다고 했는데, 임태호는 폭탄출처를 숨기고 동료를 보호하기 위한 가공의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다른 기록들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주최로 경남 밀양시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밀양독립운동사 공훈선양 학술대회’가 열렸다.<사진제공=초산 김상윤 선생 유족>

즉, 조선총독부 경무총장이 ‘고경 제 873호’(1921년 1월13일)로 내각총리대신, 각성 대신,경시총감 등에게 발송한 ‘밀양경찰서에서의 폭탄 범인의 검거’ 문서에는 최경학 의사의 판결문 내용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곳에는 ‘12월27일 경상남도 밀양경찰서에서 폭탄을 투척한 범인이 있어 현장에서 이를 체포해 목하 수사 실행 중인데, 오늘까지 판명된 상황이라며 최경학은 체포하고 김상윤과 김원석은 미체포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또 김상윤을 공범자라고 정확하게 적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범죄 사실 및 경로에는 '범인 최경학이 1920년 11월 밀양군 삼남면 기산리 묘지에서 김상윤과 회합할 때 조선 독립운동에 분주하도록 권유를 받았다. 경학은 이를 응낙하고 상윤의 소개로 피고 김원석이라는 자와 회견할 때 독립운동의 기세를 올리기 위해 폭탄을 던져서 밀양경찰서를 피괴함과 동시에 경관을 살해하기 위해 모의했다'고 적혀있다고 밝혔다.

조선총독부 경무총장 이름으로 보고한 문서 이후 13년뒤에 경상북도 경찰부에서 ‘고등경찰요사’(1934)가 나왔는데 여기에 밀양경찰서에 투척할 폭탄제조 과정이 자세히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그 곳에는 '1920년 11월 어느날 최수봉(최경학)은 상남면 기산리 묘지에서 옛 친우인 김상윤을 만나 의열단에 가입하고 그의 동행인이던 이종암과 셋이 함께 독립운동의 기세 거양 방법을 논하다 폭탄 투척으로 밀양경찰서를 피괴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종암과 김상윤은 국외망명시절 폭탄제조밥을 배워 두었고, 제조기를 반입해 두었던 고인덕을 안학수의 소개로 만나서 대 소 폭탄 1개씩을 밀양 외곽 산속의 암굴에서 제작하도록 하고 송혜덕에게 보관시켰다'고 적혀있다.

이 소장은 "조선총독부 경무총장의 보고서 요지는 밀양경찰서폭탄투척의거는 3인에 의한 의거로, 최경학 의사는 초산과 김원석과 거사를 도모했는데 초산과 김원서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는 것을 적어놓고 있고,  경상북도 경찰부 문서는 최경학 의사가 초산의 고택이 있던 밀양군 상남면 기산리 묘지에서 만나서 의열단에 가입하고 이종암과 3인이 폭탄투척으로 밀양경찰서를 피괴하기로 합의를 한 후 고인덕과 폭탄을 제조했다는 것과 폭탄보관한 이와 함께 거사하기로 한 것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밀양경찰서 폭탄투척의거는 초산과 이종암이 최경학 의사를 만남으로써 거사를 도모하게 됐고, 말양경찰서에 투척했던 폭탄도 초산과 이종암, 고인덕에 의해 밀양에서 제조된 것”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사진=논문집 발췌>

이외에도 이 소장은 초산 김상윤이 당시 조선총독부가 지목한 거괴 10인 중 1명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총독부 경무국에서 ‘재상해 불령선인의 근정’(1925.2.13)이라는 이름으로 상해에서 활약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과 광복지사 56명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들을 체포해야 한다고 하자 일본 외무대신 시데하라 키쥬로는 조선총독부와 협의한 후 주중상해총영사 야타 시치후토에게 ‘재상해 불령선인 취체에 관한 희훈’이라는 전보문을 보냈다.

이 전보문 속에는 ‘불령자 56명 일망타진하여 체포 인도할 것을 받았으나 숫자가 너무 많은 관계로 오히려 거괴를 놓치지 않도록 고려해서 그 직접 행동자로 인정 되는 10명은 반드시 우리 손으로 잡아두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적혀있다는 것이다.

거괴 10명은 김구, 윤자영,임득산,김명현,김원봉,한봉근, 이종암,김상윤,김두봉,김재덕이다.

즉,  조선총독부 경무국에서 일망타진해야 하는 이른바 불령선인 56명 가운데 초산은 김구, 김원봉과 더불어 일본 외무대신이 지목한 불령선인 거괴 10인 중 1명일 정도로 '거두'였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초산은 사망 후 정부에서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는데  ‘독립유공자공훈록’ 8권에 수록된 초산의 공적을 보면 다른 의열단 출신의 공훈록에 비해 매우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가 만든 ‘독립운동사’ 제 7권과 ‘독립운동사자료집’ 10 속에는 의열투쟁 3곳 모두에 김상윤 또는 김옥(김상윤의 다른 이름)으로 기록되어야 했는데, 창단 구성원에는 이름을 넣지 않았고,  제1차 암살계획인 속칭 밀양폭탄사건에는 김옥 대신 김상옥으로 했는가 하면, 김옥의 별명은 김상윤이라고 했으니 초산의 이름이 기록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즉, 독립운동사 제 7권은 곽재기 등의 의거는 제 1차 암살파괴계획인데, 이 의거에서 초산의 역할은 폭탄투척을 실행할 자로 활약했는데 김옥 대신 김상옥이 이를 수행한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밀양경찰서 폭파는 일제의 기밀문서에 최경학을 의열단에 가입시키고 폭탄제조를 한 주인공은 초산과 이종암 고인덕인데, 초산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소장은 “초산은 일본총독부가 거괴 10인 중 1명으로 지정할 정도로 그 비중이 아주 컸다”고 주장하며 “그러나 초산의 공적은 1960년대와 1970년대 거증자료가 미흡한 가운대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당시 공적 심사에 많은 하자가 있어 의열단 단원보다 1-2등급 낮게 평가되었는데, 반드시 바로 잡아야할 과제”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초산 김상윤 의사는 1990년 훈격중 가장 낮은 애족장을 수여받았다.

학술회 발표자 이태룡 박사와 함께한 서울 내빈들과 초산선생 유족들이 초산선생 의열투쟁 기념비를  참배했다.<사진제공=초산 김상윤 선생 유족>

김정호 기자  ulruru5@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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