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 상의 의원들에게 배포된 '제23대 의원간담회' 개최 알림 공문.

(부산=포커스데일리) 김정호 기자 = 부산상공회의소 차기회장 추대를 둘러싸고 부산 상공계가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부산상공회의소 현 회장단이 추진하는 차기 회장 합의추대 절차를 중단시켰다.

그러자 현 회장단이 부산상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원총회 대신 의원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하자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지법 제14민사부(부장판사 김윤영)는 부산지역 경제인 14명이 제기한 부산상의 임시 의원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부산상의는 17일 오전 7시 부산상의 2층 상의홀에서 개최되는 제226회 의원총회에서 별지 목록에 기재된 각 안건에 관한 결의를 해서는 안 된다"고 16일 결정했다.

부산지법이 이날 부산상의에 대해 결의 금지를 결정한 안건에는 △24대 회장 후보 추대위원회 구성 권한 위임과 합의추대 권한 일임 △24대 회장 후보 신청 자격과 방법 등이 포함된다.

법원은 이날 결정문에서 "24대 회장 후보를 23대 의원들이 미리 정해두고자 하는 것은 임원의 선출에 관한 상공회의소법과 정관 규정을 위반해 위법하다"면서 "이는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해 선거의 기본 이념인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상의법과 정관에 따르면 24대 부산상의 회장 선출 권한은 내년에 새롭게 선출될 24대 부산상의 의원들이 갖게 된다.

부산상공회의소 전경.

앞서 지난 3일 허용도 회장을 비롯한 부산상의 23대 회장단은 정기회의에서 '차기 회장 합의추대'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현 회장단은 이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직접 위임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의해 지역 경제계의 반발을 샀다. 허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회장단이 추대 논의를 주도할 경우 허 회장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이에 부산지역 경제인 14명은 부산상의가 17일 소집한 임시 의원총회 안건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결의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자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명의로 16일 '알림'이라는 공문을 통해 제23대 부산상의의원들에게 '제 23대 의원 간담회 개최 안내'라는 제목의 공고가  전해졌다.

이 공고에는 17일 개최하기로 한 제 226회 의원 총회가 일부 의원님들의 의원 총회 결의금지 가처분으로 '제23회 의원 간담회'로 대체하여 개최하니 일정대로 참석해 달라고 적혀있다.

간담회 내용은 2020년 사업실적 및 2021년 사업계획보고와 가덕도 공항 건설 추진실적 및 계획 보고 ,기타토의 등이라는 것이다.

부산상의 A 의원은 "이름만 바꿔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또 다른 잡음만 만들어 내는 격인데 안타깝다"며 "법원에서 가처분 결정까지 받아들여졌는데....현재 회장단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정호 기자  ulruru5@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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