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금으로 화재 피해 이재민을 지원하지 말라는 국민청원

(울산=포커스데일리) 울산시가 화재 피해를 입은 이주민들에게 제공한 호텔 숙식 지원 논란이 국민청원에까지 올랐다.

시는 현재 이재민 임시주거시설로 남구 일대의 여러 호텔을 제공하고 있는 데, 지난 8일 발생한 울산 남구 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로 127가구, 401명이 집을 잃었다.

시는 화재 직후 남구 일대의 호텔 6곳을 임시 대피소로 지정해 이 중 이재민 99가구, 260명이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임시주거시설을 호텔로 지정한 것은 과도한 지원이라는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울산시장은 세금으로 호텔숙식제공 철회하라'는 내용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안타까운 화재지만, 천재지변이 아니다"라면서 "천재지변은 체육관 텐트도 고마워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주는 한 끼 식사도 감사해하는데, 사유재산에 보험도 들어간 고급 아파트 불나면 호텔 숙식에 한 끼 8천원 제공을 세금으로 내준다니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울산시의 세금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도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두 아이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주상복합에서 불이 났지만, 다행히 사망자 없이 불이 진화됐다"라며 '사유지에 자연재해로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세금을 쓰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인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보면 대피소에 텐트를 쳐주면서 이번에는 왜 특별 대우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개개인과 건설사와 보험회사가 해야 할 일인데, 왜 호텔에다 개인 구호 물품 등등에 세금을 써야 하는지"라고 덧붙였다.

지역 온라인 상에도 시의 호텔 숙비 지원을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시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화재 피해 주민들의 숙박비 등 지원 근거로 재해구호법을 댔다.

재해구호법에 따르면 구호생계 지원은 주거비 6만 원(7일분 지급 원칙, 불가피한 경우 연장 가능), 급식 제공 1식 8000원 이내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학교·체육관 등에서 집단구호소를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 “행정안전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무더위 쉼터, 임시주거시설, 지진대피장소 등에 관한 운영 지침’에도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이 가능한 장소를 우선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불, 태풍 등 이재민에게 동일한 숙박비 및 식비를 지원한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 3월 발생한 울주 웅촌면 산불과 지난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 및 10호 ‘하이선’ 피해 주민들에게 숙박비는 공무원 여비 규정을 준용해 1박 6만 원 범위내에, 식비는 공무원 급식비를 적용해 1식 8000원 범위 내에서 각각 지원했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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