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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슈퍼맨' 이장... 물 폭탄ㆍ암흑 속에 잠이 든 주민 구조울주군 서생면 양암마을 김영래 이장... 하천가 다섯 가구 주민 8명 긴급 대피시켜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0.07.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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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김영래 이장

(울산=포커스데일리) “칠흑 같은 한밤중에 물폭탄이 쏟아져 내리니 무섭고 떨렸지요. 도랑은 가파르게 물이 차올라오고 제방 둑은 허물어졌다는 소식에 숨이 탁 막혔어요. 빨리 하천가 주민들을 깨워야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이집저집 허둥지둥 뛰어다녔어요.”

4년 전인 2016년 8월 태풍 ‘차바’ 급습 이후 울산지역에 최대의 물폭탄이 쏟아진 지난 23일과 24일 새벽시간대.

울주군 서생면 위양리 양암마을 김영래(62) 이장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폭우와의 3시간여 걸친 사투 끝에 위양천 하류지역 하천가에 거주하는 다섯 가구 주민 8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해냈다.

그는 집에서 옷도 주섬주섬 챙겨 입지도 못한 채 난닝구 바람으로 뛰어 나와 세찬 비바람을 헤치며 잠이 든 하천가 주민들을 일일이 깨워 긴급대피시켰다.

30일 김 이장은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취재진의 취재를 극구 사양하다 어렵게 말문을 텄다.

그는 “한마디로 그날 밤은 악몽 그자체 였다”고 했다.

“대피하라고 목이 터져라 불러도 사람은 나오지 않죠, 제방 둑은 거센 빗줄기에 못이겨 허물어져 거대한 토사물이 저지대 농지를 삽시간에 덮칠 지경이죠. 칠흑 같은 암흑 속에 빗줄기는 점점 굵어가죠, 미치겠더라고요” 그 당시의 다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하천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닌 끝에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는 “누구라도 그때 상황이면 나처럼 했을 것”이라며 “작은 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기쁘고 수해 피해 복구가 빨리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장은 군이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내습 당시 피해를 입은 하천가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가설한 너비 2.5m 길이 8m 가량의 임시교량(잠수교)에 대해 입을 댔다.

잠수교로 인해 주변 하천가 주민들이 해마다 반복되는 비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거다.

김 이장은 “우수기때 물에 잠기는 잠수교가 하천의 흐름을 크게 방해하면서 위양천 하류지역 범람을 부추겨 하천가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마을에는 위양천을 가로 지르는 잠수교가 하류지역에 3곳이나 있지만, 우수기땐 물에 잠겨 주민들이 건너가 농사일을 할 수 없다.

이번 비 피해도 잠수교 주변 농가에서 발생했다.

경사지고 좁은 하천 폭에 거센 물살이 얕으막한 잠수교를 제때 빠져 나가지 못해 물이 차 오르면서 하천가 농가들이 비 피해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비로 농가 가옥이 침수되고 퇴비와 시설하우스, 농작물이 떠내려간 하천가에 거주하는 한 농가의 경우 4년 전 '차바' 내습시에도 똑같은 침수 피해를 당했다.

김 이장은 “잠수교가 물에 잠기면 하천가 농가들은 고립돼 대피할 수도 없다”며 “잠수교를 뜯어내고 하천 폭이 넓은 곳으로 교량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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