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 시기동의 정읍원예농협 본점이 신축 후 주변의 조경면적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다. 2020.06.18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정읍=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2억 원 넘는 국고로 조성된 농산물가공센터를 타 용도로 점용해 논란(본보 6월4일자 보도)의 대상이 된 정읍원예농협이, 이번에는 원협 본점 건물을 신축하면서 의무기준에 의해 조성된 조경면적을 무단 훼손한 사실이 알려져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경면적 의무기준을 무시하고 주차장 등으로 무단사용하고 있지만 관리 감독 당국이 손을 놓고 있어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18일 정읍시에 따르면 대지면적이 200㎡(약 60.5평) 이상인 경우엔 건축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조경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정읍원협은 본점을 시기동 60-1번지 부지에 2014년 11월 신축 이전했다. 신축 당시 대지면적은 2700여 ㎡에 건축면적은 본관 및 부속동을 포함 1200여 ㎡이다. 법대로라면 대지 면적의 15%를 조경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기준에 따라 400여 ㎡가 돼야 한다.

정읍원협은 건물 신축 후에는 조경면적 기준을 유지했지만, 어느 시점에서 부턴가 나무가 심어져 있어야 할 조경부지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건축 행위의 경우 조경면적 기준은 관련법규에서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또한 정읍시 건축 조례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정읍원협 조경면적 훼손에 이어, 주차장으로 무단 점용한 시점은 지난해 3월 이대건 현 조합장 취임 직후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법을 준수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적 기관이 불법적으로 조경면적 훼손한 것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정읍원협 건물에 인접한 부지, 대부분 나무가 심어져여 할 조경면적이 주차장으로 불법 점용해 사용되고 있다. 2020.06.18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건축법 시행령은 면적이 200㎡ 이상인 대지에 건축하는 경우 조경면적 의무화를 조례로 규제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위반한 경우 일정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정읍시는 1년 넘게 조경면적이 훼손된 사이 단 한번도 관리는커녕 시정명령조차 없었다.

이에 대해 정읍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의무 조경면적 15%에 해당한다"면서도 "정읍원협의 조경면적 훼손 사실은 몰랐고 그동안 점검을 한 적이 없지만, 앞으로 점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읍원협은 국고 2억 원이 넘게 투입된 '드라이푸드 가공센터'를 다른 용도로 무단 사용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드라이푸드사업장은 2015년 농촌진흥청의 지역농업특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2억63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 가공 및 체험시설 (275.4㎡)을 신축했고 말랭이와 건나물 등 다양한 드라이푸드 가공상품 생산을 위한 가공장비 5종을 갖췄다.

하지만 사업 4년째인 올해 들어 실적을 전혀 올리지 못해 혈세를 들인 시설이 낮잠을 자고 있다. 사업 실적도 실적이지만 농민을 위한 시설을 자신들의 구내식당 등 타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