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거리. <사진=포커스데일리DB>

(대구=포커스데일리) 김은영 기자 = 대구지역 기업들은 10곳 중 9곳꼴로 내년도 최저 임금이 올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의가 최근 지역기업 172개사를 대상으로 '현 상황에서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내년도 최저 임금 수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수준(동결)'이라는 응답이 79.6%로 가장 많았으며, '올해보다 낮은 수준'도 13.4%였다. '올해보다 높은 수준'은 7%에 불과했다.

무려 93%가 최저 임금 인상에 부정적인 것은 코로나19로 악화된 경기상황에서 지역기업들이 인건비나 순이익 등 경영부문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1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된다고 가정했을 때, 응답기업의 85.9%가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74.1%는 '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당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다'는 응답은 43.5%에 그쳤다. 44.6%가 '현재 가격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마진감소 우려에도 기업들은 가격경쟁력 확보와 원청업체 납품 요구로 인해 가격 인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고 풀이했다.

계속되는 최저임금 인상에 '사업 종료'를 검토한다고 응답한 기업도 전체의 15.1%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부문 영향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31.4%가 '신규 채용 규모 축소'라고 답했다. 또 '기존 인력 감원'도 30.2%나 됐다. 어떤 형태로든 채용시장에서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반면 '변동 없음(현상 유지)'가 34.9%였으며, 신규 채용 규모를 평소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A기업은 "물가상승과 근로자의 기본 생활권 유지를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내수 및 수출 침체로 매출이 급감한 기업이 현 상황을 버티지 못한다면 일자리 자체가 없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기업들의 경제상황을 감안하여 내년도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결정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eunnara02@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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