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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장준하 유족에 7억8천만원 국가배상 판결양승태 사법부 시절 '긴급조치에 국가배상 불가' 판례
  • 이원호 기자
  • 승인 2020.05.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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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 반대투쟁을 벌이다 숨진 장준하 선생의 유해가 2014년 3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장준하공원에 안장됐다.[출처=고 장준하 선생 겨레장]

(서울=포커스데일리) 박정희 정권에서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자로 옥고를 치른 고(故) 장준하(1915∼1975) 선생의 유족이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게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는 장 선생의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총 7억8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故) 장준하 선생은 1973년부터 유신헌법 개정을 주장하며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다가 이듬해 긴급조치 1호의 최초 위반자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됐다.

이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공소제기부터 확정판결까지 6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절차가 진행됐다.

그는 협심증에 따른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1975년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재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39년 만인 2013년 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장 선생에게 적용됐던 긴급조치 1호는 2010년 대법원에서 위헌·무효라고 판단했고, 헌법재판소도 2013년 위헌 결정을 했다.

그동안 긴급조치 피해자들은 민사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장 선생 유족의 민사 소송을 맡은 재판부는 양승태 사법부의 논리를 따르지 않았다.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재판부는 "당시 대통령은 긴급조치 1호 발령이 유신헌법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들의 기본권이 직접적으로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음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의 저항을 탄압하기 위해 발령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긴급조치는 국민들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을 알고 있음에도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해 행한 것”이라며 “긴급조치 1호 발령행위와 그에 따른 장 선생에 대한 수사, 재판, 징역형 집행은 모두 헌법에 반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대법원이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라며 "대통령의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당 판례 이후 일부 하급심 판결들이 이에 반대하는 해석을 내놓긴 했으나 상당수가 대법원 판례를 따르고 있다.

이원호 기자  pres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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