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긴급사태 선언을 앞둔 7일 오후 참의원 운영위원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국가 긴급사태를 선포한 일본에서는 발효 첫날 500여명의 신규확진자가 쏟아졌다.

9일 NHK보도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까지 집계된 이날 하루 전국의 코로나 감염자는 도쿄도(都) 144명을 포함해 총 515명이었다. 

최근 하루 200~300명대 확진자를 기록하던 일본에서 일일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일본 내 확진자 수는 4982명으로 늘어났으며, 여기에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712명까지 포함하면 총 감염자 수는 569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16명으로 집계됐다. 유람선 승선자가 11명, 그 외 환자가 105명이다. 완치돼 퇴원한 사람은 크루즈선 승선자 638명을 포함해 총 1270명이다.

사태가 가장 심각한 도쿄에선 최초로 유치장 안에서 환자도 발생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8일 전했다.

8일부터 이동·접촉 자제를 요구하는 긴급사태가 발령된 가운데 사회 곳곳에서 '일시 멈춤' 현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이 전국 7개 광역지역에 선포한 긴급사태 발효 첫날인 8일 오전 국제전시장 '도쿄포럼' 인근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가공무원 시험을 담당하는 인사원은 올해 채용시험 일정 가운데 26일로 예정됐던 종합직(職) 1차 시험을 내달 24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법무성은 내달 13~17일 도쿄, 오사카 등 전국 7개 도시, 8개 고사장에서 치를 예정이던 사법시험을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특화 관광상품으로 꼽히는 관광열차도 긴급사태 발령을 계기로 멈추고 휴업 대상이 아닌 업체들의 임시휴업도 속출하고 있다.

영업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업종의 주요 기업들도 일제히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스타벅스 커피 체인은 9일부터 긴급사태가 적용되는 도쿄 등 7개 광역지역에 있는 약 850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했고 도토루커피도  330여개 점포의 문을 내달 6일까지 닫는다.

우편과 택배 서비스도 영향을 받아 일본우편은 긴급사태 선포 지역에서의 창구 운영 시간을 하루 1~2시간씩 단축하기로 했다.

일본외과학회 등은 8일 긴급성을 판단해 치명적 질환이 아니라면 환자와 의료진의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이번 사태가 진정된 후로 수술을 미룰 것을 촉구하는 제언을 발표했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내달 6일까지 예정된 총 6건의 변론, 판결을 취소했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적용 기간을 계속 연장하거나 대상 지역도 확대할 방침이어서 일본 사회의 멈춤 현상이 의외로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