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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개미들의 '동학운동'이 성공을 거두려면송하식 전 백석문화대학교 경영·회계학부 교수(전 국방일보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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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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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식 전 백석문화대학교 경영·회계학부 교수(전 국방일보 편집인).

(서울=포커스데일리) 아시아에 이어 유럽, 미주까지 코로나 19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가, 원화 가치, 채권값이 속절없이 속락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19 발원지인 중국과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도 더욱 극명하게 주가·채권·통화가치 등 이른바 '트리플 약세'를 겪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마치 1997년 데자뷔를 보는 것과 너무 유사하다. 1997년 외환위기가 태국에서 발원하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염병처럼 번진 것도 그러하다. 또 유럽과 미국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코로나 19 방역 조치가 양호한 데도 경제적 타격은 오히려 더 큰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1997년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성장률·물가·경상수지 등 경제 기초체력으로 따져봤을 때 아시아 외환위기 국가들에 비하면 나은 형편이었다. 뭔가 한국을 흔들려는 음모가 있었던 건 아닌가. 당시 경제 각료들의 "경제 펀더멘탈은 양호한데..." 항변이 귓전을 맴돈다.

지금 한국 경제가 단지 코로나 19 때문에 맥없이 추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지나친 자본시장 개방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외국인에게는 언제든지 돈을 빼갈 수 있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같다. 

이는 보유주식과 채권을 팔면 3일 내 매각 대금을 달러로 환전하여 아무런 제한 없이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한국처럼 보유자산을 현금화해서 본국으로 신속하게 가져갈 수 없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보유 규모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40%, 코스닥 시가총액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이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13거래일 하루도 빠짐없이 코스피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따라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바닥 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투매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산유량 증산에 따른 유가 폭락과 셰일가스 업계의 줄도산, 그리고 자금경색을 우려한 미국 내 기관투자가들의 환매 요구에 대비, 선제적으로 현금화하는 데 기인한다는 것이다.

반면 소위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내던진 주식 9조원 어치를 싹쓸이 매수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SDI 등 '블루칩'을 모으고 있다. 이를 가리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2030세대들이 대거 증권계좌를 새로 열고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이들의 폭발적 기세가 마치 '동학농민운동'과 같다고 주식시장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이다. 개미들의 우리 주식 사주기 운동은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당시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고금리정책과 혹독한 구조조정과 대량실업, 금융시장 개방, 수입선다변화 폐지 등 IMF 경제신탁통치 동안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서 개인들의 애국심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동학농민운동은 반봉건·반외세의 기치 아래 파죽지세로 관군을 물리쳐 삼남 지방을 장악했으나 일본군의 개입 이후 끝내 혁명을 이루지 못했다. 갑오농민전쟁도 외세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갑오농민전쟁의 패배는 결국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단초가 된 건 아니었을까.

특히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몸살을 앓는다'는 말만큼 우리 금융시장은 대외환경에 매우 취약하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타의(IMF)에 의한 금융시장 전면개방과 외국자본 규제철폐가 자초한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다.

론스타와의 분쟁은 외환은행의 헐값매각과 인수자격 논란, 검찰수사,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한국정부에 대한 론스타의 배상요구 등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론스타는 한국에서 유상감자 고액배당 매각차익 등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도 별도로 외환은행 매각지연과 부당과세를 이유로 배상금 5조원을 별도 요구하고 있다. 론스타의 경우처럼 탐욕이 끝없는 외국자본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를 마련하고 개방의 문턱을 높여야 한다.

개미들이 성공하려면 단기투자가 아닌 10년 이상의 여유 있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위해서는 주식은 파는 것이 아니라 은행 적금처럼 조금씩 사 모으는 것이어야 한다. 개미들이 성공해 증시의 시가총액 크게 늘면 떠난 외국인들은 더 많은 돈을 가지고 들어와야 한다.

개인과 기관이 합심해서 국내 자본시장 안정시키면 외국인의 이탈도 줄어들 것이다. 외국인에게는 오늘처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고 주가가 싸지면 이중으로 이문이 남는다. 따라서 외국인의 국내증시 U턴은 원화 가치가 상승 반전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기고 : 송하식 전 백석문화대학교 경영·회계학부 교수(전 국방일보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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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약세#금융시장#외환위기#코스피 시가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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