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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기초과학 육성의 중요성과 국가경쟁력 강화이장로 이학박사(고려대)
  • 포커스데일리
  • 승인 2020.03.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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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데일리)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 우대국 배제와 수출규제에 의한 경제도발로 국가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극자외선용 포토 레지스트(EUVPR:특수 감광 폴리머), 그리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을 수출 규제하면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 소재 장비를 최대한 국산화하고, 일본 외에도 대만과 유럽 업체들에게 주문을 늘리면서 수입 다변화(多邊化)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일본 어느 대학교수는 일본의 경제주간지 기고에서 이번 수출규제를 통해 일본정부의 가장 큰 실수는 한국에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반도체 시장 국산화 정책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금은 온 국민이 위기극복을 위하여 지혜를 모으고 각고(刻苦)의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업체는 수입 다변화와 더불어 소재와 장비의 국산화를 통하여 소재와 장비의 탈 일본화에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그리고 정부는 소재와 부품 국산화 규제를 경쟁국 수준으로 혁파(革罷)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그동안 환경과 안전을 위해 고순도 불화수소 규제가 강화되어 국산화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전철(前轍)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생산 전문 중소기업을 육성 지원하여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제조기술을 가진 우리 중소기업이 세계로 진출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화 노력을 통하여 상호 협동함으로써 국산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따라서 소재, 부품 및 장비의 조속한 국산화 달성을 위하여, 정부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집중적인 육성 및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며, 더불어 과학기술자들이 우대받는 분위기도 함께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수출 규제와 관련된 반도체 소재 및 부품 제조와 그것 들을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공정은 기초과학(基礎科學)의 한 영역인 나노과학기술(Nano-Technology)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다.

기초과학이란, 난이도를 나타내는 초보과학이나 초급과학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과학 중에서 근본적(fundamental)이고 기본적(basic)이며, 밑바탕(초석, 礎石)이 되는 과학을 의미한다. 즉, 기초과학은 공학이나 응용과학의 밑바탕이 되고 근본이 되는 자연과학으로서 자연현상의 원리원칙을 규명하는 학문이다. 또한 기초과학은 순수과학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통한 학문의 진리 탐구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고, 영리 활동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학문분야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과학기술 발전이 궁극적으로 과일이라면 기초과학은 그 나무의 뿌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많은 싹을 만들고 가지를 뻗어 튼튼하게 자라서 과일을 생산해낸다. 즉, 뿌리가 튼튼한 기초과학의 발전은 수많은 응용과학기술이라는 과일을 수확하게 한다. 다만 나무가 뿌리를 내려서 싹이 나오고 가지를 뻗고 과일이 열리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기초과학의 과일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 동안의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초과학에 투자한 이러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은 결코 헛되지 않고,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초석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초과학의 발전이 없는 상태에서의 과학기술은 사상누각에 불가하다는 말을 되새길 때다.

어느 대학신문의 ‘기초과학이 중요한 이유’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근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가 국내 과학기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결과에서 대부분의 과학기술자들
은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학정책의 제1순위로 기초과학 육성을 꼽고 있다.

기초과학을 전공한 인재들은 산업현장에서 금방은 이용할 데가 없어 보여도, 조금 멀리 내다보면 어떤 업무도 잘해 낼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다. 기초과학은 모든 공학의 원리와 원칙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기초과학 전공자는 그것을 응용하고, 적응하고, 확장하는 능력이 훨씬 더 앞설 수있다.

요즈음 우리나라 정부의 신성장 동력영역으로 알려진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 통신 기술 등은 결과적으로는 물리학, 화학 등의 기초과학 없이는 개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의학, 약학 등의 생명과학분야가 매우 인기가 높고 각광을 받으며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물리학, 화학 및 생물학, 즉 기초과학의 발전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1962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크릭(F. H. C. Crick) 박사는 X-선 회절을 전공한 물리학자로서 DNA(Deoxyribo Nucleic Acid, 디옥시리보 핵산) 구조를 규명하였다.

그리고 물리학자인 맨스필드(P. Mansfield) 박사와 화학자인 로터버(Paul C. Lauterbur)박사는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영상장비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하였다. 이들은 1952년에 NMR(Nuclear Magnetic Resonance, 핵자기공명)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퍼셀(E. M. Purcell) 박사의 업적과 기술을 활용하여 의공학 분야인 MRI 영상장비개발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물리학에서 개발된 레이저(Laser)을 이용하여 세포를 절단하거나 세포막을 열어 세포 내에서 인위적으로 생화학적 조작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된 것 역시원자 분광현상에 대한 양자역학적 이해와 관련 분야의 기초현대과학 응용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또한 음향물리학의 발전으로 초음파를 이용하여 임상에서 흔히 보는 인체영상장비 제작과 결석 제거시술 등에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요즈음 암과 각종 병의 진단에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MRI, CT(Computed Tomography, 전산단층촬영),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의 영상장비 개발에 활용한 기술도 방사선물리학과 핵물리학의 발전에 힘입은 것이다.

상기의 예들과 같이 첨단 과학 기술 및 응용기술은 기초과학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초과학기술을 꾸준히 육성해온 국가가 오늘날 첨단과학기술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선진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미래사회의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기초과학육성을 더욱 강조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기초과학은 첨단 과학기술 개발에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기초과학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인간을 합리적으로 사고하게 하고 방법론적으로 생활하게 한다. 이는 기초과학이 단순한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현상의 원리와 원칙을 깨우치게 하고, 새로운 기술 영역을 개척하고 탐구하는 정신을 키워주기도 하는 자기주도적인 학문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해답을 추구하고 탈출방법을 탐색하는 기초과학자의 탐구정신이야 말로 모든 사람들이 배워야 할 고귀하고 발전적인 인간정신이기도 하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과학기술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이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원천 동력이다. 특히 기초과학 연구는 신지식을 창출하고, 창조적 인력을 양성하는 과학기술의 바탕으로써, 다양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게 한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소재, 장비와 부품을 탈 일본화하고 국산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적위기와 치열한 국가 간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를 국가경쟁력을 갖는 선진 4차 산업혁명 국가로 견인할 확실한 원동력은 기초과학 연구의 활성화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하다 하겠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기초과학의 육성과 발전을 위하여 한국학술진흥재단(RISS), 한국과학재단(KOSEF), 한국기초과학 지원연구원(KBSI) 등의 지원으로 각 대학 및 연구소 등에서 열심히 연구하여 많은 실적과 성과를 거두어 왔었다. 2009년에는 전 학문분야를 포함하는 국가 기초연구지원시스템의 효율화 및 선진화를 목적으로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KICOS)이 하나로 통합되어 국가를 대표하는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 한국연구재단(NRF)이 새롭게 설립되었다.

특히 2011년 이후에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연구 및 기초과학 기반 순수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창조적 지식 및 원천기술 확보와 우수 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을 비롯하여 각 대학 및 수많은 국책, 민간 과학기술 연구기관들이 설립되어 기초과학연구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국민 전체가 총력을 경주하여 이번의 일본 수출규제 사태로 인한 위기를 도리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따라서, 과학기술, 특히 기초과학의 영역인 나노과학기술의 육성에 의한 재료, 부품 및 장비의 조속한 국산화, 수입의 다변화, 각종 규제의 혁파, 대기업의 중소기업과의 상생화협동에 의한 국산화 달성 등을 통한 우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개선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한층 더 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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