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광주 관내 일부 고교의 시험문제 참고서 베끼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 시민단체가 철저한 전수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관내 일부 일반고 지필평가 수학 시험문제 분석에 따르면, 참고서 등에서 수학문제를 출제하는 행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평가 지침 위반으로 성적관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10개 학교에서 최근 실시한 35개 평가 조사 결과 대부분 문항이 주로 참고서, 사설 문제지, 모의고사 등에서 그대로 전재 되거나 일부(숫자, 수식)만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런 행위는 총 문항 중 적게는 70%였고, 전부(100%)를 베낀 곳도 확인됐다.

특히 인공지능기술이 적용된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출제 원본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특정 문항을 촬영해 검색하면 출판사 및 참고서 이름, 풀이 과정, 정답 등 정보를 족집게처럼 보여주고 있어 노골적인 베끼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학벌없는시민모임은 이에 대해 "학생들은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교사가 주로 활용한 특정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다량 구매해 단순 암기할 수 있게 되어 수학 과목 평가 취지가 무력화되는 것은 물론 학교 교육이 결국 사교육을 모방하는 데 그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교육 현장에서는 이처럼 이제껏 본 문제들에서 그대로 출제된 문제를 정해진 시간 내에 해결토록 설계될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포기자(일명 수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학교에서는 한 반에 3~5명만 듣는 수학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6년 이후 발생한 시험지 유출과 성적우수자 몰아주기 등 학업성적 관리·평가 사태가 터질때마다 시교육청은 '감독 범위 바깥에 있는 몇 몇 학교의 문제인 것'처럼 변명하며 성적관리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장휘국 교육감을 향해 "성적조작, 시험지 유출, 성적 우수자 몰아주기 등 학업성적관리 및 평가에 관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직무유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수능 전국연합, 모의고사 기출, EBS 교재 등 문제는 학생에게 공개된 것으로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의 학습 특성에 적합한 문제를 선정 시험에 출제하는 것은 학생 평가의 공정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학벌없는시민모임은 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각 학교 지필고사는 대부분 시중 유통되는 사설 문제집을 전재하거나 일부 변경한 것이고, 참고자료에 출처를 상세하게 밝혔다"면서 "수능, EBS 등 공공 기출문제를 참고했다는 교육청 답변은 동문서답일 뿐 아니라, 해당 문제 출처 문제집이 정규과정시간에 연계됐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맞받아쳤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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