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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 실효성 있을까?김헌일 청주대 교수(이학박사)
  • 포커스데일리
  • 승인 2020.01.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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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일 청주대 교수(이학박사).

(서울=포커스데일리) 체육계 개혁을 위해 문체부, 교육부, 여가부, 기재부, 국가인권위원회가 범정부조직인 스포츠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출범시키고, 288페이지에 이르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의 개혁 의지와 주장은 상당부분 옳지만 그 접근방식과, 해결에 관해서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혁신위는 체육계의 인권침해, (성)폭력, 학습권 침해 등 심각한 현실에 대하여 대한체육회 내의 '클린스포츠센터', 경찰, 아동보호기관, 성폭력상담소 및 해바라기센터 등 기관이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 주요 원인을 체육계의 폐쇄적 구조, 침묵의 카르텔, 강압적 계층문화, 승리 지상주의 등으로 설명했다.

대한체육회는 체육계 문제에 대해 형식적, 미온적 대처로 일관하고 공적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과거 이명박 정부가 2009년 조직 및 예산을 축소하여 스포츠인권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부에 대해서도 단 3명으로 운영되는 '스포츠비리신고센터'로 수동적, 제한적 역할을 해왔고, 교육부와 일선 교육기관은 문제 해결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고, 현실을 외면해왔으며, 여성가족부는 접근의 제한성과 체육전문성 부족으로 문제 해결의 한계를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국회 안민석 의원이 제안한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계 내부의 형식적 기제들을 뛰어넘는 것으로 높게 평가할 만한 것이라 했다.

그러나 이마저 충분한 수준은 아니므로, 이를 바탕으로 한층 더 강화된 새로운 기구 신설을 주장했다.

또한 부처 간 협력 시스템의 구축과, 체육단체가 새로운 기구의 통제관리 시스템을 따르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중단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7차까지 모든 권고안을 읽어가면서 혁신위가 1차 권고안에서 지적한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체육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권고안으로는 부적절한 듯하다.

분명 현상으로 나타나는 체육계 문제 발견과 지적은 적절한 듯 했지만, 해결방안은 엉뚱하게 흐르고 있다.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은 탓이다.

우선 국가 거대 시스템인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 혁신위의 순진한 상상력부터 문제다.

그간 정부의 노력에도 해결 못하고 있는 것을 기관의 의지와 노력 부족으로 원인을 결론짓는 것은 분석 부족이다.

정부 부처와 업무 소관 등 구조상 나타나는 제약을 인식하면서도 단순한 의지 부족 등으로 단정 짓지 말았어야 했다.

혁신위는 정부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조직들, 예컨대, 아동보호기관, 성폭력 상담소 및 해바라기센터, 경찰 등의 한계를 발견했음에도 왜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체육계의 폐쇄적 문화와 침묵의 카르텔 정도로 결론짓고 말았다.

체육계를 조폭이나 범죄 집단 정도로 취급하는 무례한 발상이다.

혁신위는 한발 더 나아가 왜 체육계가 왜 그런 문화가 발생했는지, 카르텔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그 원인을 더 이상 찾지 않았다.

원인 발견이 부적절했으니 해결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결국 기구 신설, 관련기관 협력시스템 구축과 같은 추상적 권고나 재정지원 중단과 같은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승리지상주의에서 모든 원인을 찾으려 했으니 강제 집행하는 주중대회 제재, 운동부 운영비용 금지제도, 체육단체 구조조정, 특기자 시스템 개선 등 같은 엉뚱한 권고로 오히려 체육인들의 공감 없는 반발만 야기했다.

필자는 그 근본 원인을 대한민국 체육 역사와 과도기적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원인을 찾기 위해 현상만 보지 말고 시간 개념을 더했어야 했다. 지금의 체육계를 형성하고 있는 주류 세대는 소위 '끼인세대'다.

정치 도구화로 시작된 체육진흥 정책. 그 현장은 그 시절 여느 현장처럼 슬펐다.

학창 시절 운동부에게 나눠주는 빵, 감자 같은 특식 때문에 무작정 운동부에 들어간 사람도 있고, 덩치 크고, 힘 좋으면 선생님에 의해 강제로 시작한 사람도 있다.

운동하기 싫어 도망갔다 잡혀오고, 성적 안 나오면 두들겨 맞던 운동부 세대다.

조금씩 생활이 나아지던 80~90년대에 들어서서는 프로선수가 되면, 올림픽 메달 따면 신분 상승 된다는 희망을 보고 참았던 소위 '꿈나무 세대'다. 그래서 맞는 걸 감사히 여기라 배웠다.

운동의 과학화 따위는 들어보지도 못했고, 두들겨 맞으면 기록이 오르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니 급하면 폭언부터, 손부터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다고, 그동안 배운 것이 다 틀렸단다.

선수인권. 맞는 말이고 공감하는데 선수 장래와 성적, 인권 사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대부분 1년 단위 계약직, 근로시간도 정해지지 않고, 최저임금도 못 받는 최하위 사회약층이다. 운동부 지도자들은 선수들 기록을, 성적을 못 만들면 일자리 잃고, 먹고 살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은 내고 인권은 지키라고 한다.

솔직히 어디까지가 인권침해 인지도 잘 모르는 것이 지도자들의 실제 모습이다. 여기서부터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혁신위는 그러질 않고 모두 범죄자 취급했다.

지도자도 선수도 비리, 부패를 경험하면 너무 싫을뿐더러, 바로잡고 싶다. 그런데 조직 속에 힘없는 개인일 뿐이다. 체육계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그렇다.

내부고발자? 아직 우리 사회는 준비가 덜 되었다. 고발 하고 싶어도 조직이 흔들리면 그나마 가진 일자리도 잃게 된다.

체육계 문제의 원인은 스포츠의 승리와 경쟁보다는 더 근본적인 돈, 지위, 명예 그리고 신분상승이라는 보편적 사회가치에서 시작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두들겨 맞으면서도, 성폭력까지 당하면서도 참는 선수나 학부모는 돈도, 빽도 없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성공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지도자는 국가와 조직의 제도 안에서 성적을 내고 생존해야하기에 죽기 살기로 덤빌 뿐이다.

이제 혁신위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최소한 '끼인 세대'들이 은퇴하는 시기까지는 먹고 살 수 있는 안정적인 생태계를 조성 해주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생존 여유가 생기면 성숙한 시민으로 돌아서는 환경이 마련된다.

혁신위가 강조하는 '스포츠 리터러시'를 요구치 수준으로 올린 후에나 통제 중심 시스템을 가동해야 사회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학계에서 흔히들 적용하는 모슬로우의 욕구이론만 생각해봐도 이는 간단 명료하다.

혁신위의 권고안은 우리 국가에 적용하기에 너무 때 이른 것이 많다. 우선 긴급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존의 관리 감독의 사회 시스템을 강화하고, 제대로 된 현장 정상화부터하자.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환경부터 조성해주자.

제도를 새롭게 만들려다 망가뜨리지 말고, 서두르다 실패하지 말자. 새로움에 지도자, 선수, 가족, 체육계, 정부부처, 시스템, 국민 모두 준비기간이 충분히 필요하다.

썩은 건 인정하면서도, 세상이 자꾸 체육계만 쥐어 패는 건 역시 동네북, 정치 도구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마저 한다. 스포츠는 대중의 관심어린 무대에 24시간 서있기 때문이다.

<기고 : 김헌일 청주대 교수(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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