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리고 있는 라꼬 빛 축제와 함께 엘시티가 야간에 조명을 밝혀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런 화려함과는 달리 강풍이 불 때 마다 창문이 파손돼 유리파편이 인근 주택가로 날아가 주민들이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019.11.22.김재현 인턴 기자.

(부산=포커스데일리) 김성원 기자 = 온갖 특혜의혹을 받고 관련자들이 줄줄이 형사처벌을 받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가 지난 7일  부산을 강타한 강풍에 또 다시 유리가 깨져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강한 바람만 불면 엘시티 유리가 파손돼 주변 도로나 아파트로 날아와 유리파편에 다칠까봐 밖으로 나갈 수 도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엘시티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부산지역에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친 지난 7일 밤  9시쯤 엘시티 101층짜리 랜드마크동 85층 거실 유리가 강풍에 파손됐다는 것이다.

이 때 파손된 유리파편 일부가 강한 바람을 타고 주변 건물들에 떨어졌고, 300여m 떨어진 오피스텔 창문에 유리 파편이 긁고 지나 간 흔적이 남았다. 옥상에서 파편 조각도 발견되기도 했다고 한다.

엘시티 주변에 주차중이던 차량 2대도 유리창 파편에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순간 초속이 20m를 넘긴 강풍이 몰아친 지난해 5월 27일에도 역시 101층짜리 엘시티 랜드마크동 83층에서 창문이 파손돼 유리창 파편이 인근 미포주차장 일대로 날아가 주차된 차량 4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 중동 119센터에서 구급차까지 출동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2018년 10월 6일 태풍 '콩레이'가 부산지역을 통과할 때도 엘시티 건물에서 유리창 1000여장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건물 외벽에 달려 있던 호이스트와 연결된 와이어 줄을 고정시켜 놓지 않았고, 이 와이어가 유리창을 치면서 창문이 파손돼  유리파편이 약 100m 떨어진 인근 아파트 등 6개 건물 유리창 수백장과 주차된 차량 60여대를 파손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강풍이 불때마다 엘시티 유리창이 파손돼 유리파편이 바람에 날려 아파트 단지를 덮쳐 무서워 밖으로 나갈 수가 없을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불안에 떨고 있다"며 "엘시티와 포스코건설은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한 두번도 아니고 강풍이 불 때마다 유리창이 파손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풍압을 이기지 못하는 유리를 사용했든지. 아니면 설계 자체가 강풍에 견디지 못하도록 돼 있는 것 아니냐"고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또, "지금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엘시티와 포스코건설측에서 피해보상을 해주지만 공사가 끝나고 철수를 하면 피해보상은 누가 해주느냐"며 "관할 해운대구청과 부산시에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7일 유리창 파손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아직 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세대 유리창으로 리모델링 공사 등을 하면서 문을 제대로 걸어 잠그지 않아 바람에 문이 덜컹거리면서 유리가 깨졌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건축설계관계자 A 씨는 "창문을 열어 놓아 강풍에 유리창이 깨졌다는 포스코건설측의 답변은 이해할 수 없다"며 "풍압을 이기지 못하는 유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강풍이 불 때마다 유리창이 파손되는 것 같다. 엘시티에 사용된 유리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건축전문가 B 씨는 "유독 유리창이 랜드마크동에서만 파손되는 것을 보면 설계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고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엘시티 인근에는 A, P, L, D,S 아파트 등과 개인주택들이 혼재한 전형적인 주거타운이다.     

김성원 기자  ulruru5@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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