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폭피해자협회 류병문(75) 부산지부장 등 부산에 거주하는 원폭피해자들이 3일 부산대학교 전호환 총장을 찾았다. <사진제공=부산대학교>

(부산=포커스데일리) 김성원 기자 = "원폭피해자들은 세월에 갖혀 2·3세까지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국립대 맏형, 부산대학교가 함께 힘이 되어 주십시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류병문(75) 부산지부장 등 부산에 거주하는 원폭피해자들이 3일 부산대학교 전호환 총장을 찾았다.

거점 국립대로서 지역 상생과 발전을 이끌고 있는 부산대에 원폭피해의 역사와 참상을 알리고, 피해 생존자들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2·3세대들의 아픔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가 전해졌다.

부산은 전국에서 원폭피해자가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2019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산에는 총 504명의 원폭피해자가 거주하고 있다. 725명인 경남에 이어 2위다. 

1살 때 강제징용된 부모와 함께 일본 히로시마에서 피폭된 류병문 지부장은 원폭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삼촌·당숙을 모두 잃었다. 3년째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산지부장을 맡아 원폭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을 보듬어 온 그이지만, 자꾸만 옅어지는 사회와 정부의 관심에 고민이 커진다.

류 지부장은 “부산대는 2018년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계기로, 하토야마 총리 일행이 경남 합천의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방문해 인연이 됐다”면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 방문단의 따뜻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평생을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원폭피해자들의 아픔에 그 따뜻함이 이어져 많은 분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대학은 과거를 바로 알고 미래를 꿈꾸며 함께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책임과 사명을 가진다. 학생들과 대학 구성원들이 원폭 피해에 관심을 가지도록 도울 것이며, 여러분의 고통이 정부·지자체·시민사회의 지원과 동행으로 줄어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ulruru5@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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