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왼쪽), 안철수 전 공동대표/자료사진=바른미래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안철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의 정치복귀 선언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그의 정치적 행보만큼 다양한 뒷말을 불러온 정치인이 최근 정계에 없었기도 해서다.

일부 언론에선 '안철수당' 신장개업을 통해 반문재인 야권 새판짜기에 시동이 걸렸다는 기대에 부푼 전망도 내놓는다. 

수구 언론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유승민 전 공동대표 등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3일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선언하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안철수 전 대표 복귀에 맞춰 정계개편이란 이름하에 탈당-복당-창당에 이르는 그들의 구태가 다시 시작됐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극복해야할 난제가 차고 넘친다. 과연 그가 다시 정치권에 들어와 야권재편이란 숙제를 풀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구심부터 앞선다.

안 전 대표는 한때 '안철수 현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으며 새정치를 열망했던 대중들에게 안철수 신드롬까지 불러오며 대권주자 반열에도 올랐다.

하지만 이후 그가 보여준 정치적 행보는 실망 그 자체였다. 과연 그가 주장했던 새정치가 무엇인지 물음표만 남기고 홀연히 정치일선에서 물러났다. 

그가 외쳤던 새정치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하에 정치적 이해만을 추구했던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개혁을 열망했던 대중들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음은 분명했다. 

아직도 그 열망은 남아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외쳤던 새정치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안철수가 말하는 새정치가 무엇인지 간도 못봤다. 무늬만 새정치였던 거다.

그는 대중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아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특히 그가 지난 대선 토론에서 "내가 MB 아바타 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던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며 희화화되고 있다.

게다가 독일로 향한 줄 알았던 그가 2018년 8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싱크탱크 미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시도하던 기자를 발견하고 줄행랑을 쳤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영상 속 그는 편안한 차림으로 엘리베이터도 아닌 비상계단을 2~3계단씩 뛰어 내려가는 등 기자와의 인터뷰를 필사적으로 피하려 했다. 

기자가 "죄지으신 게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안 전 대표는 빠른 속도로 자리를 피했다. 어쩌면 그는 그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원죄를 그 스스로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유들로 인해서일까 한국갤럽이 지난해 12월 둘째 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5% 이상 응답된 일곱 인물 각각에 대한 호감 여부를 물은 결과 안철수는 최하위를 차지해  비호감도 1순위에 올랐다.

안철수는 조사 대상 일곱 명 중 호감도가 17%로 가장 낮고, 비호감도는 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속 정당인 바른미래당 지지층을 포함해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비호감도가 더 높았으며 특히, 지난 대선 후보 시절과 비교할 때 호감도 하락 폭이 가장 크게 나왔다.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한국갤럽

그가 정계복귀를 선언하며 내세운 '성찰' '과분한 기대와 사랑' '정치는 봉사' '기득권정치' '미래세대' '국민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 등 미사여구는 여전하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마음속엔 그가 6년 전 정치입문 때 내세웠던 새정치선언 만큼 공허하게 들린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그는 미래세대 운운하며 '착취' '볼모' 등등의 말을 쓰고 '국가혁신', '사회통합', '낡은 기득권 정치의 과감한 청산' 등을 언급했다. 여전히 추상적이며 모호하다. 

이제 와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핵심이 보이지 않는다. 박지원 의원 평대로 기회포착 능력의 최고자답게 진보세력에 위장 취업했다 이제 보수로 취업하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새로 개정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그를 내세워 한 자리 차지하려는 세력들에 둘러싸여 또 다른 정치실험을 하려한다면 과감히 그 꿈에서 깨어나시라.

이제 대중들은 한때 달콤한 새정치 유혹에 넘어가는 과거의 대중들이 아니란 얘기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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