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방부특조위가 옛 광주교도소 등에 대한 발굴작업 당시 518기념재단에서 제시한 현장의 광경. <포커스데일리 DB>

(광주=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5·18민주화운동 암매장지로 지목된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에서 40여구의 신원 미상 유골이 나오면서 5·18진상규명을 위한 광범위한 암매장 발굴 작업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5·18진상규명위원회의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신원 미상 유골이 5·18 피해자 여부와 관계없이 전면적인 암매장 발굴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법무부는 솔로몬로파크(Solomon Law Park) 조성사업을 위해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 무연고 묘지 개장 작업 중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구를 지난 19일 발굴했다. 현장에서 발굴된 유골은 함평 국군통합병원에 안치됐다.

이번 작업이 이뤄진 무연분묘는 가족 등 연고가 없는 교도소내 사망자를 매장한 곳으로 일단 5·18 암매장과는 무관할 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발굴된 유골 중에는 무연고 사망자나 사형수 표식이 없는 유골로 알려져 5·18 행방불명자 관련성도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백 명의 실종자나 시신의 타 지역 유출설이 항쟁 이후 최근까지 제기된 것에 비춰본다면 앞으로 암매장지 발굴 작업 필요성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5·18항쟁기간 행방불명된 것으로 신고된 실종자는 448명, 이 가운데 84명만이 정부의 심사를 통해 공식 행불자로 인정됐다. 이들은 대부분 계엄군에 의해 살해된 뒤 암매장 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시는 2002년부터 암매장이 의심되는 광산구 소촌동 등 9곳을 발굴했다. 2017년과 지난해에는 암매장 의혹이 제기됐던 화순 너릿재와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작업이 집중 이뤄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대규모 암매장을 연상케하는 구체적 판단과 증언이 지속되고 있다.

5·18 39주년에 맞춰 당시 미국과 국내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김용장 전 미육군정보단요원과 허장환 전 505보안대 요원의 광주 첫 증언에서 이를 암시했다.

이들은 "당시 시신은 유골 상태로 만들어 해양투기를 했다. 당시에는 해양투기가 가능했기때문에 그렇게 했고, 그 지점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해양투기 발언은 곧 광주이외에 타 지역 유출을 의미한다.

'두 전직 정보요원이 39년만에 밝히는 5·18의 진실'이란 주제로 열린 회견에서 이들 두 전직 정보요원은 이날 광주통합병원에서 소각한 시신 처리 및 당시 신군부와 미국 행정부의 관계를 상세히 설명하며 시신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이미 시신 들어내서 이를 통합병원에서 소각하다보니 넘쳐나서 파쇄기구가 없기 때문에 유골상태에서 인근 모처에 매장했다"면서 해양투기 사실을 뒷받침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의약품과 수리부속품을 실어 나르던 공군 수송기에서 '시체'를 운송했다는 육군본부 3급비밀 문건이 공개되면서 제차 시신 유출 가능성이 밝혀졌다. 광주지역을 떠나 타 지역 외곽으로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5·18관련 연구단체들은 계엄군간 오인 사격으로 사망한 군인 23명을 모두 성남으로 옮겨졌기 때문에 이번 문건에 밝혀진 시신은 민간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이 5.18 암매장 관련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7.11.06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광주교도소 내의 암매장 사실은 더욱 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국방부특조위의 옛 광주교도소 등에 대한 발굴작업 당시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여기에 교도소내에 주둔했던 20사단이 당시 군용포크레인 사용했고, 시신을 실은 트럭을 목격한 제보로 비춰 볼 때 집단 매장 사실을 확인한 것은 성과다"라는 입장이 그것이다. 

여기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교도소 안의 3군데에 다수의 사망자를 암매장한 뒤 은폐했다는 당시 교도관의 증언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당시 교도관의 증언이 지난해 언론이 최초 보도됐다.

이에 대해 5·18기념재단 고위 임원을 지낸 모 인사는 "광주가 아닌 타 지역에 암매장지로 알려진 곳을 들은 적이 있다"면서 "충청 이남이나 광주 인근의 타 지역에 대규모 암매장지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며 신빙성을 높였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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