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공수처법·선거법 저지 규탄대회'에 참여했던 보수성향 시민들의 국회 본관 앞 집회 여파로 국회 경비가 강화된 17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 경찰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정치개혁 차원에서 입법 중인 국회의원 선거법이 때아닌 위성정당 논란으로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이른바 '4+1 협의체'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창당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급기야 한국당은 19일 비례한국당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만일 민주당과 좌파 연합 세력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이면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표심을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각 당의 아전인수격 셈법에 이어 의석수만을 따지는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꼼수로 변질되고 있다.
 
당장 민주당은 한국당에서 급부상한 '위성정당론'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집권 여당으로서 한국당처럼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다렸다는 듯 한국당이 들고 나온 '비례한국당'이다. 물론 현재 비례한국당은 누군가 이미 선관위에 창당준비 신청에 들어가 있는 상태로 이 당명을 사용할 수는 없는 상태다.

현재 협의 중인 4+1은 '250:50(지역구:비례대표)' 안에서 연동률 50%를 적용하되 연동형 비례때표 의석 상한선(컵)을 30석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패율제 도입 등 세부쟁점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한국당이 위성정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데 있다.

일종의 '페이퍼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표를 따로 몰아달라고 호소하는 복안이다. 

위성정당이 실제 출연해 정당득표율을 10% 정도만 얻어도 비례대표석을 15석 정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한국당은 추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앞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조언에서 출발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반민주 제도를 도입하면 우리도 비례대표 자매정당을 창당해 비례대표를 석권할수 있는 비책이 있다"며 "민주당만 망하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훈수를 둔바 있다. 

민주당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일 당 확대간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위성정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비례민주당'을 공식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한국당의 위성정당 꼼수에 넋만 놓고 있을 수만도 없어 보인다.

문제는 여야 간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선거법 개혁에 정작 유권자인 국민의 목소리는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선거 때만 되면 표 달라고 읍소하는 전통적인 정치 행태를 넘어 이젠 자리만 확보하면 그만 이라는 한국당의 안하무인격 꼼수에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는 얘기다. 

한국당 지지자들과 극우 태극기부대의 국회 난입으로 폭력으로 얼룩진 여의도 국회는 오늘도 정상화 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당 심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언제까지 국민의 국회 출입을 막을 생각인가"라며 "국회의 주인은 국민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적반하장도 이쯤되면 제대로된 이성을 가진 보수 제1야당으로 되돌아오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게 만든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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