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체육회는 지난 9일 '울산시광역시체육회장 공정선거 실천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사진=울산시체육회)

(울산=포커스데일리) 울산지역 첫 민간체육회장을 뽑는 선거가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내년 1월 7일로 예정된 초대 민간 울산시·구군·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체육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일 울주군체육회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울산시체육회와 각 구·군 체육회 회장 선거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식 후보자 등록 기간은 이달 27~28일 양일간이며 선거운동 기간은 29일부터 내년 1월6일까지 9일간이다.

구·군체육회 선거는 울주군체육회가 오는 14일로 선거일이 가장 빠르다. 나머지 구·군은 선관위 구성을 마쳤고 중구체육회 내년 1월13일, 남구체육회 내년 1월11일, 동·북구체육회 1월5일로 선거일이 확정됐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따라 사상 처음 민선회장을 뽑기로 결정하면서 과열 경쟁 우려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지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체육단체장을 겸해왔기 때문에 대리인을 내세워 당선시키는 정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체육회의 경우 최근 지역인사 3명이 출마를 확정짓고 얼굴 알리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현재 시체육회장 선거 출마 인물은 3명이다.

초대 광역시 의원을 지내고 송철호 시장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한 윤광일(전 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씨, 김석기 전 울산시보디빌딩협회장, 이진용 전 울산시스키협회 회장이 뛰고 있다.

문제는 첫 민간체육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출마자들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검증할 시스템은 매우 미비하다는 데 있다.

출마 후보들은 다만 오랫동안 체육회 임원이나 종목단체장을 맡으며 지역 체육계 사정에 밝다는 점을 내세우고 자신만이 울산 체육발전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3명의 출마자들은 이력은 다양하다.

초대 광역시의원 등 다양한 경력을 소유한 윤광일씨의 경우, 시체육회 배구협회장과 오랜 기간 체육회 이사를 역임한 경력외에 사회체육학과를 전공한 전문성을 내세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울산시 교육감을 지낸 김석기씨는 2002년부터 시체육회 울산시보디빌딩협회장을 맡으며 17년간 시 체육회와 인연을 맺어왔다.

울산시의회 부의장 출신인 이진용 회장은 관광운송업에 종사하는 사업가이다. 지난 2005년부터 스키협회를 이끌어오며 지역 스키인 육성에 힘써왔다.

이번 민선체육회장 선거는 대한체육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후보자간 토론이나 공개토론을 전혀 할 수 없다. 공약집 등 자료도 만들수 없고, 오직 공식 출마를 알리는 출마기자회견이 전부다.

후보자 등록시점부터 선거까지 9일간 자신을 알리고 공약을 선거인단에게 홍보해야 한다. 선거기간 사무실도 운영하지 못한다. 어깨띠나 전화, 문자메시지, SNS등을 통한 유세만 가능하다.

체육계 관계자는 "민선회장을 뽑는다는 발표 후 현재 공식거론되는 출마자외에도 항간에 떠도는 사람들이 수두록 하다"며 "후보등록 일까지 지켜봐야 알겠지만 경기단체 간에도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묘한 기류가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후보자에 대해 제대로 알 수도 없고 검증 시스템이 매우 미비해 '깜깜이 선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처럼 토론회나 공약집 등의 자료를 일체 만들지 못해 자칫 누가 후보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초대 민간체육회장은 정치와 체육의 분리,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 각종 선거에 체육단체 이용 차단 등을 위해 도입됐다. 법 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 어떤 선거보다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고 공정하게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체육회 회장은 체육회 예산 189억원을 관리하고 1천여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다. 무보수 비상근직이다.

울산시체육회는 총 예산 189억원 중 166억원을 울산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전국에서 지자체 의존도가 가장 높고 자체 수입은 아예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이유로 민간체육회장 선거를 일정기간 유예해 달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민간체육회장 체제로 전환시 지자체장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이 뽑힐 경우 예산 축소, 직장운동경기부 해체 등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원호 기자  press@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