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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칼럼] 빅터 차, 한국 국민을 속이지 말라
  • 김정배
  • 승인 2019.12.04 10:02
  • 댓글 1

지난 달 30일 조선일보에 빅터 차(Victor Cha)의 '퍼펙트 스톰'이라는 글이 실렸다.

김정배(문학박사ㆍ칼럼니스트)

제목이 관심을 자극했지만 '세련된' 안보위기 주장이겠지 짐작하고 그냥 덮어두었다.

그런데 오늘 글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도저히 전문가라고 보기 어려운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일종의 '협박성' 글인데다 그의 인식이 몸담고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피에 올린 유사한 내용의 '심각한 위기의 66년 한미동맹'(11월 25일)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빅터 차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래서 한국을 위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문재인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며 '자신이 믿는' 한국의 그리고 미국의 이익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정부가 지소미아 문제에 미국을 끌어들인 것을 '잘못된 짓'이며 조건부 연장을 잘한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미일의 신뢰는 금이 갔다고 강조한다.

한국에 닥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의 원인 제공자가 한국정부라는 의미다.

빅터 차는 지소미아 이후 금년 크리스마스 전까지 한미동맹에 큰 시련이 닥칠 것으로 내다본다. 그 이유의 하나는 미국이 북핵을 검증하지 못한 채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평화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것을 막을 사람이 트럼프행정부에 없기 때문에.

다른 하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되고 한미관계는 불신의 골만 깊어질 것이다. 분담금 증액이 터무니없어서 한국정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주한 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시킬 것이다. 트럼프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고 지금 워싱턴에는 한국을 도울 친구도 거의 없기 때문에.

빅터 차가 주장하는 한국에 닥칠 '퍼펙트 스톰'이란 한미동맹과 한일관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고 그 틈에 "러시아는 한국 영공을 계속 침범할 것이고 중국은 사드 문제로 경제적으로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상황을 말한다.

지극히 상투적이고 가소로운 비약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빅터 차가 그러한 상황을 한국정부가 자초한 것이라는 자신의 그릇된 인식을 마치 사실인양 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으며 미국만이 북미관계도 주한미군도 분담금도 선택할 수 있는 사실을 잘 알면서 말이다.

빅터 차에게 묻고 싶다. 한국정부와 국민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미국의 요구에 무조건 '순종'하라는 것인가?

한국인 다수는 미군철수를 제2의 한국전쟁으로 연결시키며 두려워해 왔다. 북한의 공격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과거의 미국과 한국정부가 그렇게 주입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다수의 한국인은 그런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요구들을 계속함으로써 지금의 한국안보가 과거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밝혀준 셈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과장하며 미군철수를 마치 치명적인 안보위협으로 믿게 만들려는 자들이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빅터 차 또한 예외가 아니다.

빅터 차가 잘 알고 있듯이 미국의 전성기는 지났다. 여전히 팽창과 세력권 전략의 관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이 여전히 한국을 '하수인(pawn)' 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한국은 주권국가다. 동북아정세는 유동적이며 한국에게 불리하지 않다. 다만 넓어진 운신의 여지에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미군철수는 한국안보가 아니라 미국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것은 미국의 고립과 유일초강대국의 지위에 금이 가고 있음을 세계에 각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냉전시대에 전개된 미군이 실은 외부의 적에 맞서기보다는 미국 세력권 내부의 '치안'과 동맹국 '통제'에 있었다는 것은 상식이다. 주한미군도 그때나 지금이나 일차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주둔하고 있다.

따라서 빅터 차가 한국정부와 국민을 위협하기 위해 지소미아, 북핵, 분담금, 미군철수를 근거로 주장한 '퍼펙트 스톰'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게 해당되는 말이며 한미관계 불협화음의 책임 또한 전적으로 미국에게 있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註).

김정배  pres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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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rayan2 2019-12-10 01:05:29

    머리검은 외국인의 이상한 애국주의.

    유색인종 컴플렉스를 과거 祖國에 대한 복수 칼날로 들이 대지 말고 그냥 당신의 현재 祖國인 미국에서 조용히 사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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