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변호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재판을 받도록 힘을 다해 돕겠습니다."

'국가관 불량'을 이유로 사법고시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한(恨)을 30여년만에 풀었던 박연재 변호사가 한 해를 보내면서 되뇌는 다짐이다.

전남 영암출신인 박연재 변호사는 1970년 전남대학교 법대를 수석 입학해 법조인의 꿈을 꾼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1981년 제23회 사법고시 2차까지 합격했지만 이듬해 '국가관 불량'이란 사유로 3차 면접에서 탈락한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인 대학시절 시위에 가담해 학사처분을 받아 '국가관 불량'이란 전력으로 법조계 진출을 뒤로 미뤄야 했다.

법조인 꿈을 접은 박 변호사는 KBS기자에 합격해 30여년 동안 현장을 누볐다. 특히 그는 날까로운 눈으로 광주민주화운동, 전교조, 초기의 재야단체에 대한 보도로 부끄럼 없는 언론인으로도 기억된다.

그런 기자생활 끝에 2007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에 이어, 29년만에 다시 치른 사시 면접시험에 당당히 합격한다. 이로써 박 씨는 환갑의 나이때인 2012년 변호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박 변호사는 2014년 진실화해 정리위 마저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렸던 한국전쟁 당시 영암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63년만에 법원의 국가 배상 판결을 이끌었고, 2016년 나주·화순 민간인 희생사건 등 연이은 승소는 지금도 법조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박 변호사는 현직 검사인 딸과 변호사인 사위의 사법연수원 후배이고, 이런 법조인 집안에서 며느리만 유일하게 후배로 두고 있다.

박 변호사는 "늦게나마 꿈을 이룬 감사함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변호사로서 항상 성실히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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