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갈무리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대한체육회가 성폭행 의혹으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은 정종선(53)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문화센터 대회의실에서 정종선 전 회장이 요청한 재심 내용을 심의한 결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했지만 스포츠공정위는 재심 청구에 대한 기각을 결정했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정 전 회장은 고등학교 감독 재임 시절 학부모들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5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정 전 회장이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돼 구속은 면한 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지난 8월 2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정 전 회장에게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을 결정했다.

정 전 회장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9월 축구협회의 상위 단체인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다.

하지만 체육회 스포츠공정위는 징계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줘 정 전 회장은 축구계에서 영구 퇴출당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1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2001년 언남고 축구부 창단 당시부터 지도자로 부임한 정종선 감독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공개됐다.
 
방송에선 관련 증언들이 잇달았다. 사건이 발생한 날 축구부 식사 당번이었다는 A씨는 "'커피를 가지고 오라'는 말에 정 감독에게 갔는데 성추행을 하려고 해 밀치고 나왔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며칠 후에도 A씨는 '선배 학부모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다'는 정종선 감독의 연락을 받고 학교로 갔으나 차 안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도 정종선 감독에게 불려 나갔다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특히 B씨는 "아이들의 숙소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정종선 감독이 창문을 넘어와 저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정 감독은 '전학을 보내 달라' '신고하겠다'는 피해자들에게 "아이를 매장시키겠다" "축구 그만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성폭력의 고통보다 아이가 알게 될까봐 두려웠다는 게 피해자들의 공통된 말이었다.
 
방송에선 한 학부모가 정종선 감독에 대해 "일개 고등학교 감독이 아니고 교주다. 괴물이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의 아버지는 "군대를 해병대를 나왔지만 해병대 보다 더 센 데가 아마 그 언남고인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정종선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줄곧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어떤 사람 몇 사람 이야기만 듣고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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