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 대표가 28일 국회 의원회관 3층 로비에서 '오른소리가족'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가족 캐릭터 중 덕구(강아지)로 인형극을 공연하고 이후 참석자들에게 각 캐릭터를 소개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자유한국당의 수준 낮은 정치 행태가 대통령 비하를 넘어 국민들 수준까지 조롱하고 있다.

아무리 정당의 정치 행위라고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떨어뜨리는 저질 재주만으론 더 이상 민심을 돌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금요일 밤 극우 기독교 단체의 광기에 가까운 철야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주말엔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독재자 박정희 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역사를 돌려놓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던 한국당이 28일엔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표현한 애니메이션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에는 문 대통령 캐릭터가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안보 재킷, 경제 바지, 인사 넥타이'를 입으라는 간신들의 말에 속아 속옷만 입은 채 즉위식에 참석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인사넥타이'를 매는 장면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풍자한 인물이 수갑을 찬 채 등장하기도 했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제1야당의 광기다. 절박한 삭발의식 마저 미국 배우 누굴  닮지 않았냐고 희화화시킨 황교안 대표는 오른소리 캐릭터 인형을 손에 끼운 채 희희낙락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발표회 축사에서 "그동안 당이 좋은 정책들을 잘 만들어놓고도 딱딱하고 재미가 없어서 제대로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한다.

'정책이나 당의 입장을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더 쉽고 재미있고 부드럽게 전달해 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니 일부러 딱 그 수준에 맞춰 제작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공당의 대표로서,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시대정신과 균형감각은 찾아 볼 수 없는 황 대표의 경솔하고 퇴행적인 행태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세간에선 문 대통령이 야당 복이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최근 행보를 보면 맞는 말임에 분명해 보인다.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조국 낙마 표창장'으로 당 안팎의 거센 비판까지 불러들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를 또 받쳐준다.

21대 총선이 불과 6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 한국당은 당 지지자는 물론 중도 표심까지 갉아먹는 행보만 쏙쏙 해내는 재주 하나만큼은 정말 신박하기까지 하다. 
 
감동 없는 저질 코믹 정치와 상대를 저주하는 막장 정치로는 깨어난 시민들의 민심을 잡긴 어려워 보인다.

한국당의 이 같은 저렴한 정치에 국민들은 정치 혐오를 넘어 국민 수준을 모독하는 행위로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당은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시절에도 '환생경제'라는 연극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온갖 잡스런 욕설을 퍼부어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오죽하면 보수진영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에서도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비유하고 풍자하는 것은 도의를 한참이나 벗어났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시대가 바뀌고 국민들은 깨어났는데 유독 한국당만 그대로다. 코믹 패러디와 저질 막말도 구분 못하는 수준으론 국민 마음을 절대 잡을 수 없다.

성숙된 정치 문화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아직도 벌거벗은 막장 야당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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