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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PD수첩에 공감과 분노가 뒤섞이는 이유그동안 검찰과 언론, 한국당 관계에 품었던 의혹 해소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검찰개혁, 진실보도" 외친 이유
  • 남기창 기자
  • 승인 2019.10.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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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화면 갈무리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지난 2일 밤 MBC <PD수첩>이 '장관과 표창장'편을 다루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다. 검찰과 언론이 개혁돼야 한다는 공감이 확산돼가는 모양새다.

이날 방송에선 검찰이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과 관련 수많은 의혹 가운데 유일하게 기소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문제를 다뤘다.

이날 <PD수첩> 방송에 대해 검찰의 기소가 얼마나 허술하고 억지에 가까웠는지 보여주는 증언들과 사실 등이 제대로 다뤄졌다는 평가가 하루종일 온라인 공간을 달궜다.

검찰의 정교수 기소후 며칠 지나지 않아 검찰의 공소장이 달랑 A4 용지 1쪽 분량밖에 안돼 부실하다는 비판들이 제기되자 검찰발 의혹 보도들은 이전보다 더 무차별하게 기승을 부리게 된다.

'조국가족사기단'이란 부제를 달아도 될 만큼 언론들의 보도는 '단독', '특종' 경쟁에 쫒기듯 검찰의 주장을 근거로한 의혹 보도들을 쏟아냈다.

지난 9월 중순 정경심 교수의 피씨에서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흔적을 발견했다는 기사는 이번 조국 정국에서 보여준 언론의 무차별 적 보도사례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다.

9월 17일 KBS와 SBS 등 지상파 방송들을 포함 jtbc 등은 단독이라는 타이틀로 정 교수가 아들의 표창장을 스캔해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피의사실을 확증적으로 내보냈다.

중앙일보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영화 장면을 빗대 '기생충 같은 위조 정황, 정경심 아들 표창장 잘라 만들었다'고 구체적으로 묘사까지 하며 '소설'인지 '기사'인지 모를 창작물을 내보냈다.

채널A는 "영화 빼닮은 '표창장 위조'", 동아일보 "[단독] 영화 '기생충'처럼 표창장 위조했다", 조선일보 "영화 '기생충'처럼… 아들 상장 스캔, 딸 표창장 위조한 정황" 등 보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혐의를 묘사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더했다.

/SBS 뉴스 갈무리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아무리 검찰이 흘린 것이라곤 하나 기사만 봐서는 마치 정 교수의 혐의가 재판을 통해 확정된 듯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는 데 문제 있어 보였다.

검찰의 주장은 정 교수 아들 표창장을 스캔해 직인 등을 포토샵으로 잘라내 워드프로세서에서 표창장 문안을 입력해 위조했다는 거다. 공소장과는 전혀 다른 혐의 내용이다.

이 같은 보도에 SNS에서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표창장 원본이 아직 확인 안 된 상황에서 검찰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들이 대분이었다.

표창장에 선명한 은박 스티커도 그렇고 전문가들도 쉽게 하기 어려운 위조 과정을 굳이 해야할 필요가 있겠냐라며 어라지 허점들이 보인다고 조목조목 짚어냈다.

이 같은 허점들은 <PD수첩>이 밝혀낸 사실들을 통해 그간 언론과 검찰, 자유한국당의 합작품이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분개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PD수첩에 방송된 내용들은 근 한 달 전부터 페이스북 등에서 일반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던 것들과 같다.

언제부턴가 깨어있는 아니 상식 좀 있는 시민들은 검찰이 흘리고 언론이 창작하고 한국당이 정치공세로 몰아가는 묘한 현상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SNS에서 시민들은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서로서로 정보를 교환해가며 하나 둘 씩 검증해 나갔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극한으로 몰고가게 했던 제2의 '논두렁시계' 같은 사건은 막자라는 분위기로 확산됐다.

'설마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에서 출발한 의구심은 드디어 지난 주말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폭발했다.

'그럼 그렇지 나만 이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구나'를 확인하는 순간 시민들은 분노했다. 검찰과 언론과 한국당에 대한 분노는 이렇게 커져만 갔다.

<pd수첩>에 공감한 시민들은 한편으론 왜 이제서야 언론이 사실을 보도하는 가에 대해서도 분노한다. 그간 전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었는데 왜 근 한 달이 지나서야 방송에 보도됐냐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검란에서 '검찰과 언론과 한국당은 공범이다'라는 얘기가 시민들간에 급속히 공감을 얻게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날 피디수첩은 조국 정국에서 뇌관으로 부상했던 신뢰할 수 없는 최성해 총장의 진술을 확인케 했다. 

애초 검찰이 표창장 위조로 정경심 교수를 기소하게 된 중요 진술은 최성해 총장이 '총장 명의로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라는 주장이었다.

최 총장은 일련번호가 다르기 때문에 위조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양대 조교 등의 진술을 보면 일련번호는 제각각이었다.

최 총장의 주장대로라면 동양대에서 발급한 수많은 표창장은 위조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동양대 졸업생들이 받은 수백 장의 표창장이 모두 위조라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또 다른 문제는 최 총장과 한국당 최교일 의원과의 관계다. 두 사람은 오래된 친분은 물론 최 의원이 동양대에 도움을 줘왔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최 총장은 표창장과 관련 참고인으로 검찰 출석 전 한국당 의원과 언론인도 만난 것으로 보인다. 최 총장이 정경심 교수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을 개연성이 충분해 보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지난 1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최성해 총장이 영주 지역구 의원인 최교일 의원과 접촉했다고 했다. 

물론, 이에 대해 최 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월 최성해 총장과 만났다는 유 이사장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구 MBC 화면 갈무리

한국당과 검찰과의 유착관계를 의심케하는 건 지난 9월 6일 조국 법무장관 청문회 당일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사문서 위조 공소시효 때문에 기소를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소시효 기준으로 삼은 것은 표창장에 나온 2012년 9월 7일이다.

검찰은 표창장 수여일을 위조일로 기소했지만, 표창장이 위조됐다면 9월 7일 당일은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이날 방송에선 다뤘다. 이 것 역시 시민들이 줄기차게 지적해왔던 사실이다. 

이날 청문회 마감 시간을 앞두고 한국당 의원들이 "부인이 기소되면 사퇴하겠냐"고 조 장관을 몰아붙였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야말로 검찰과 한국당이 짜고 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장면이 연출될 수 있었겠냐는 거다.

조 장관을 주저앉히려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고 봐야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검찰이 무려 11시간이나 먼지 털 듯 벌였던 자택 압수수색도 기소 이후 압수수색임으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 장관 지명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조국 장관 임명을 막으려 했다는 흔적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편에선 윤 총장이 자신의 건의를 받아드리지 않은 문 대통령에 대한 '오기'이자 '항명'차원에서의 무리한 수사를 저질러온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여기에 언론과 한국당이 함께 칼춤을 추어준 합작품이 현재 조국 장관 수사 상황이란 얘기다. 

알만한 시민들은 알았던 사실들이 하나 둘 씩 드러나자 어제와 같은 피디수첩을 보며 더더욱 분노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검찰이 정상적인 수사를 통해 조국 장관의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있음을 입증한다면 이에 대해 뭐라할 시민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단 '정상적인 수사'를 통해서란 얘기다. 

검찰과 언론, 한국당 모두 이제 이성을 되찾고 제자리에 돌아갈 시간들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출구 전략들을 찾기 바란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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