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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혹세무민=진보 언론이 '조국 죽이기'에 나선 이유?
  • 김정배
  • 승인 2019.09.0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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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문학박사ㆍ칼럼니스트)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전개된 정치적 '내전 상태'를 보면서 가장 의아하게 느낀 점은 대표적 진보 언론이 보수 언론과 마찬가지로 '조국 죽이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수 언론과 정치인들은 조국과 그 주변에 대해 인격살인에 가까운 험한 말을 쏟아냈다. 그런 일을 한두 번 본 것도 아니고 지지자들의 요구와 정서를 감안해서 그러겠지 생각했다.

진보 매체의 논조나 기사 내용마저 평소와 전혀 다르게 조국 후보자를 비난하는 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고 반대 목소리는 무시했다. 관심이 조금만 있으면 진실 규명이 어렵지 않을 텐데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다.

조국에게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는가? 진보 언론이 진실을 모르는가, 아니면 진실을 밝히고 싶지 않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폐'로 규정했던 세력과 같은 길을 가는 이유가 뭘까?

흥미롭게도 보수 언론과 정치인의 주장과 진보 언론의 유사한 주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조국 딸의 제1저자 논문, 진학, 장학금과 관련하여 심각한 부정과 특혜가 있는 듯이 매도하는 주장은 거의가 일반론이나 상식 혹은 정서 수준에서 견강부회를 일삼는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이미 '사실'로 입증된 경우에도 그것이 마치 어느 한쪽만의 주장일 뿐이라는 듯이 버젓이 기존의 거짓 주장을 다시 보도하는 방식이다.

이런 보도 태도는 특정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 수 없는 일반 시민이 진실보다는 거짓을 진실로 믿게 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다수의 언론이 조국의 '의심받고 있는' 특권, 특혜, 비리, 이중성, 위선을 '사실인 것처럼' 융단폭격을 하는 현실을 반복적으로 보게 되면 어떤 시민인들 그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마도 공동체 내부의 정신분열(schizophrenia)을 야기할 것이다. 시민이 '강요된' 이미지로 세상을 보게 하고 적대감을 증폭시켜 정치적 권력적 욕망을 채우려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9월 6일자 경향신문에 기고된 한 칼럼은 왜 진보 언론이 조국을 놓고 마치 보수 언론(나아가 검찰)과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지 그 답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조국의 위기, 여당의 오판, 정치의 몰락]이라는 글에서 '386, 586 엘리트'가 한국사회에서 어떤 이념을 가지고 어떤 경로를 통해 현재의 '기득권'의 위치에 도달했는지 설명하고, 조국과 '강남좌파'에 대한 날선 비판을 가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조국을 선택할 경우 맞을 수 있는 '비극'을 무섭게 경고한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첫째, 조국과 586엘리트는 이미 "기득권 세력"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개혁이나 정의 같은 명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위선적이고 이중적이며' 사리사욕을 추구한다. 그들은 “이미 개혁의 대상으로 전략했는데도 개혁의 주체인 양 착각”하고 있다.

둘째, 지금의 싸움은 기본적으로 '권력투쟁'이며 586엘리트가 "최후의 승자를 놓고 벌이는 아마겟돈의 전조"이다. 조국을 임명하면 "야당은 정기국회를 사실상 조국 청문회"로 만들 것이고, "검찰을 개혁 주체로 보는" 윤석열과 "검찰을 개혁대상으로 보는" 조국과의 진검승부는 피할 수 없고, '기레기'라고 공개모욕 당한 "언론도 독을 품고 달려들 것"이다. 검찰, 언론, 야당에 의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으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층이 그들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셋째, 싸움의 본질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조국 임명에 대해 비판적인 지지층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조국 내전을 자유한국당, 언론, 검찰 등 보수와의 '진영 전쟁'으로 오판하여 상황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글은 '비수를 숨기고 있는 듯' 섬뜩하다. 물론 진영 논리는 식상하다. 하지만 진영의 존재와 성격을 오독하면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기 어렵고 엉뚱한 전망을 할 수 있다.

글은 정치지형을 완전히 잘못 짚고 있다.

첫째, 한국사회의 기득권세력은 단순히 정치세력의 교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586엘리트가 이미 기득권에 합류했고 기존의 기득권 세력의 행태를 '모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00년 이상 우리 사회의 주류는 기본적으로 보수 언론과 정치인 그리고 그들에게 복무한 권력기관이다.

둘째, '정치적 이익을 위해' 온갖 거짓과 선동과 기만을 일삼는 세력을 개혁세력이라 말하고, 검찰의 전격적 압수수색을 586기득권의 부패와 무능과 위선을 제거하려는 '의로운' 행동으로 옹호하고, 조국 임명을 빌미로 보수 야당과 '기레기' 언론과 검찰이 정부에 맞서 무한 투쟁을 벌이는 것을 '정의로운'투쟁이라 주장한다면 그것은 정치투쟁의 범주를 한참 넘어선다.

셋째. 작금의 조국 사태에서 국민의 비판적 여론과 태도를 문재인과 민주당 지지층의 이반으로 보는 주장은 그 숨은 의도가 무엇이든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만약 그렇다면 왜 그들이 다시 결집하고 있을까.

한국사회의 주류를 판별하는 방식은 많다. 두 가지만 든다. 하나는 미국과 일본의 주류와 이해를 같이 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한국의 독자적 행보를 방해하거나 대안 없이 이념을 앞세운다. 다른 하나는 진실을 말하지 않고 사실을 왜곡하며 선동을 일삼는 자들이다. 혹세무민이 그들의 존재 기반이기 때문이다.

조국 내전에서 진보 언론의 태도가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의 생각과 궤를 같이 했다면 완전 오판이며, 586기득권 세력의 분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었다고 해도 그것은 국민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적' 행위였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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