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오천면 외연도에서 가동중인 액젓공장 주변이 가공 후 배출된 폐수로 흥건하다. <사진=독자제공>

(보령=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정부가 최근 '가고싶은 섬'으로 지정한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가 썩어 들어가고 있다.

외연도는 대천항에서 53㎞ 떨어져 있어 배로 두 시간 정도 달려가면 156가구에 거주민 300여 명 대부분이 어부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곳이다. 이런 외연도에 환경오염의 불청객이 들어 온지는 자그마치 4~5년이나 지난 일이다.

이곳에 액젓공장이 들어서면서 수년간 배출한 부산물 및 침출수로 섬 주민들의 보건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섬지역이 생활폐기물 관리외지역인 점을 악용, 공장 가동 후 폐기물을 한 번도 섬 밖으로 반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환경오염 원인이 되는 썩은 부산물이나 폐수가 수십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낙도의 환경오염 사각지대로 주민 피해는 더욱 심해지고 있어 철저한 보건 시책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26일 보령시에 따르면 이곳 외연도 액젓공장은 2015년 1월부터 2000여㎡ 부지에서 영업을 해 왔다.

액젓 가공공장 주변은 침출수가 흥건하고, 곳곳에 방치된 가공 후 발생된 부산물 일명 '떡'이 널려있거나 뜯겨진 마대자루속 부산물이 흘러내리는 곳이 많다.

충남 오천면 외연도에서 가동중인 액젓공장 주변이 가공 후 배출된 부산물이 마대자루에 담겨진 채 곳곳에 적재돼 있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이렇게 액젓 가공 후 발생한 폐수및 폐기물이나 마찬가지인 침출수와 부산물은 영업개시 후 현재까지 5년여 간 적재된 것으로 보여, 낙도가 심각한 환경오염원으로 뒤덮일 것이란 공포감마저 휩싸여 있다.

여기에 오랫동안 환경오염에 노출되면서 섬지역 유일한 식수원인 지하수가 오염돼 정밀 역학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오염된 지하수만을 먹을 수밖에 없다보니 주민들이 피부병을 겪고 있고, 일일급수량이 145톤이나 되지만 생수를 구입해 음용하면서 큰 불편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

사정은 이런데 보령시측은 폐기물 배출량 신고는 물론, 폐기물 관리에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보령시 관계자는 "하루 300㎏ 이상이어야만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위탁 처리를 하게 돼 있다. 300㎏이하라 해도 섬지역은 생활폐기물 관리 제외지역"이라고 설명해 불법 매립 및 배출에 무방비한 상태여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충남 오천면 외연도에서 가동중인 액젓공장 주변이 가공 후 배출된 부산물, 일명 '떡'이 뜯겨진 마대자루에 담겨져 흘러나오고 있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보령시 관계자는 "외연도에 생활폐기물 매립시설이 있었지만 폐쇄됐고 적환장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정량이 되면 섬 밖으로 가져 나오는가'란 질문에 "그런 경우는 없다"고 말해 액젓공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나 폐수가 공장 가동 이후 섬에 전량이 적재돼 있음을 시인했다.

피부질환자나 불치병 환자 발생에 대한 관리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보령시 관내 모든 섬 지역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암환자는 55명에, 피부질환자 1716명이 발생했다고 보건소가 집계하고 있지만, 외연도의 액젓 가공 폐기물와 관련성에 대해서는 분석조차 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내 자식이 앞으로 섬에서 살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바다나 주변에 쓰레기 하나 버리지 않고 살아왔는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라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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