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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혹세무민…'독재의 그림자'
  • 김정배
  • 승인 2019.08.1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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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문학박사ㆍ칼럼니스트)

요즘 보수 야권에서는 대통령의 국가발전 비전과 전략 제시를 놓고 '몽상'이라 매도하고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외톨이’ 신세가 되었다고 맹비난이다. 언뜻 들으면 망하기 직전의 나라를 향한 뜨거운 충정 같다.

혹시 이번에는 뭔가 새로운 내용이 있는가 싶어 눈을 씻고 찾아도 역시 없다. 이런 저런 정보를 그럴싸한 수사로 포장하고 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나 민족의 진로에 대한 전망은 없다. 하나하나 짚고 싶지만 ‘구토’ 증세가 올라 그만 둔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무지와 편견을 이용하고 불만과 정서에 편승하여 정치적 목적을 획책한다며 그것은 독재적 발상이다. 그런 획책이 제도화되고 일상을 지배하면 문화로 굳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100년 이상 독재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습관적으로 선악과 피아를 갈라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차이가 특징이 아니라 차별의 근거가 되는 현실은 정치 사회 교육 그리고 일상 어디에나 마치 문신처럼 새겨져 있다.

민주주의 역사는 그러한 문신을 제거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여정이다. 온갖 형태의 수직을 해체하고 수평을 추구하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신선하고 밝고 순진한 어린아이 같은 심성에서 자라는 이유다.

보수 야권의 담론에는 진실도 평화도 사랑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존중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여 시민을 무지와 편견에 가두려는 말이나 행동은 불편하다.

어느 시대나 국가는 내적 외적 어려움에 직면한다. 지금 한국정부도 사면초가다. 일본도 미국도 한국정부를 곤혹스럽게 한다. 흔한 말로 국익 때문이겠지만 문제는 누가 국익을 규정하느냐 일 것이다.

1970년대 초 동북아 냉전질서는 해체되었다. 하지만 이후 50년 가까이 남북의 적대적 공존 관계는 유지되었고 독재 세력은 거기에 기생했다. 그 '혜택'의 마지막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국내외 불협화음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질서의 향방에 대한 인식과 대응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 변수의 불확실성이 그 중심에 있다.

북핵문제는 주변국 모두에게 딜레마다. 미국은 비확산의 틀에서 움직여야 하는 만큼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이며 운반체도 확보했다. 미국의 행정부든 의회든 정보기관이든 그들 다수는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런 판단에는 제제든 압박이든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 점에서 보수 야권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구상을 "공허하고 위험해 보이는"몽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일견 옳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핵심적 전제 조건'으로 못 박는 것 말고 대안이 있는가. 만약 미국이 제제와 압박을 유지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보수 야권은 솔직해야 한다. 그냥 분단체제를 유지하고 싶다고. 협상에서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미는 것은 각자의 길을 가자는 의미다. 결국 보수 야권에게 절실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북한의 '도발'인 셈이다.

일각에서 핵무장 혹은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면서 드는 이유는 유치하다. 궁지에 몰리면 무슨 짓이든 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지도자급 사람들이 '이적행위'로 의심 받아서야 되겠는가.

핵무장과 재배치 주장은 무엇보다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해 주고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반한다. 1991년 철수한 전술핵의 재배치는 그 자체가 비확산의 위배일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사용가능한 전술핵(B61)을 재배치하려면 저장고 확보 및 관리 그리고 요원 훈련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그럴 경우 다른 분야의 필요를 줄여야 하는 부작용이 따른다.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의 반발은 제2의 사드 사태를 불러올 것이다. 핵군축을 지지하는 제3세계 대다수 국가들에게는 뭐라 말할 것인가. '핵에는 핵으로'라는 주장은 가소롭고 무책임한 선동이다.

일본과 북한이 쏟아 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욕설'은 한참 지나쳤다. 당연히 항의하고 걸맞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옳다. 그들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내부 정치다. 그런데 그들의 장단에 보수 야권이 호응하는 꼴이니 한심하다.

비전을 제시하고 논리와 사실에 근거한 비판이라면 누구나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철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적을 이롭게 하고 친구를 곤란하게 만드는 주장을 일삼는다면 그것은 '독재의 그림자'일 뿐이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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