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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때 독립운동가 배신한 '밀정' 895명 드러나KBS 탐사보도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밀정들' 8개월 취재·발굴
김좌진 장군 비서 이정·안중근 의사와 동행한 우덕순도 밀정 명단에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밀정 다수 포함돼 충격 '빛과 그림자'
  • 신홍관 기자
  • 승인 2019.08.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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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관련자료가 모여있는 방위성 산하 방위연구소에 보관된 임시정부 수립 후 최초 독립운동가 단체 사진. 100년전 작성된 군 내부 기밀보고서안에 1919년 10월 조선군 참모장이 육군 차관에 올린 보고서속에 밀정이 입수해 보고한 사진이다. <사진=김광만 대표 제공>

(서울=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임시정부 수립 전후 독립운동가의 '보이지 않는 적' 밀정 895명의 명단이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KBS 탐사보도부는 8개월여간 걸쳐 일본과 중국의 기밀문서 5만여장을 분석해 밀정으로 활동했던 한국인 895명에 대한 자료에 대해 13일 보도했다. KBS는 이런 사실을 뉴스보도와 함께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13일 '배신의 기록'을 방영했고, 20일에는 '임시정부를 파괴하라' 주제로 전파를 탄다.

KBS는 "일제 주요기관을 총동원해 조직적으로 밀정을 운용했다. 크게는 일본 외무성이 각 해외 영사관마다 밀정을 뒀고, 치안을 맡은 총독부 경무국이 고용한 밀정과 조선군사령부 헌병대 즉 군에서 직접 운용한 밀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나지 않는 한국인 밀정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1920년 청산리 전투의 영웅 김좌진 장군의 비서이자 최측근인 이정,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와 함께 이토 히로부미 저격 거사를 함께 치른 우덕순의 이름이 일본 기밀문서에 기록돼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독립운동가들의 치명적인 정보를 일제에 밀고했던 밀정 가운데에는 후에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이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그 이듬해인 1920년, 청산리 일대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김좌진 장군의 곁에도 밀정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24년 작성된 문건으로 김 장군의 비서였던 이정이 청산리 전투 4년 만에 밀정이 됐다고 지목하고 있다.

김좌진 36세 총사령관, 특기는 검술, 사격, 유도, 승마, 신장은 6척 1촌이고, 얼굴은 타원형, 이장녕, 이범석 선생 등 독립군 간부들의 개인별 특징까지 상세히 적혀 있다. 특기와 외모, 직책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기밀문서 앞에 선명히 쓰여진 이름 '이정', 김좌진 장군의 막빈, 즉 비서로 현재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아 현재는 독립유공자가 돼 있다.

의열단을 조직해 항일 무장투쟁에 앞장선 약산 김원봉 선생의 경우도, 1926년 작성된 일본 기밀문서에 '의열단 단장 김원봉과 함께 한구로 왔고, 김원봉은 북경을 거쳐 광둥으로 향했다.'고 적혀 있다.

사무실 위치와 행적 하나하나 철저히 비밀이었던 의열단 내부 정보가 누출된 것이다. 문서에 적힌 밀고자는 의열단원 김호, 본명 김재영으로 의열단과 청년동맹회에 참여한 공로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인물이다.

밀정을 다룬 영화 포스터.

KBS 객원 연구원으로 이번 발굴에 참여한 김광만 더채널 대표는 "이런 고급정보는 보고선이 따로 있다. 이 자료는 어디어디에 보낸다라는 발송선이 적혀 있고, 내무성이 생산한 정보라 하더라도 육군, 검찰, 경찰 등에 모두 공유가 된 것이다"라며 "철저히 식민지를 경영하는 악랄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난해 11월 밀정 조사에 착수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진영의 치명적 정보를 일제에 빼돌린 '우리 안의 밀정'을 어떻게 추적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KBS 탐사보도부는 일본 도쿄·중국 상하이·하얼빈, 그리고 국내 각지를 돌아다니며 기밀문서를 수집하고 관련자들의 증언을 받아 8개월이 넘는 취재와 5만 장의 자료 분석해 냈다.

제작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은 올해 어쩌면 '축제의 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밀정'이라는 어두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축제의 들뜬 기운을 꺼뜨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를 직시한다는 것은 '빛과 그림자' 양면을 모두 들여다보는 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평가했다.

KBS는 "이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일본이 공개하지 않는 자료들에는 더 많은 한국인 이름의 밀정이 묻혀있을 것"이라는 마무리 멘트와 함께 895명의 이름을 일일이 공개하며 방송을 마쳤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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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독립운동가#김좌진장군#안중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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