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원내대표 등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최갑수 기자 =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탈당을 선언하며 결국 정치권의 예상대로 분당사태를 맞게 됐다.

호남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와 낮은 지지율로는 내년 총선에서 현재의 의석수를 지킬 수도 없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분당을 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당의 지지대인 호남에서마저 더불어민주당에 맞설 힘까지 달려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제3지대 창당론'을 바탕으로 한 야권 정계개편이 향후 어떻게 진행되는 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쉬워 보이진 않는다. 

이번 탈당은 과거 국민의당 당시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당시 대표 등 당권파의 보수행보에 맞선 탈당이었으나, 이번 탈당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결국 제3지대를 선점하고 '중도 빅텐트'를 치면서 확장성을 노린다는 점에서는 당시와 상황은 비슷해 보이기도 하다.

결국 당의 구심점이 될 대표 주자가 필요하다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당장 안철수 전 대표에게 곧바로 손짓을 할 처지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바른미래당과의 입장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깔려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 10명은 11월 내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할 방침이다.

제3지대 당을 창당 후 바른미래당 등 제3지대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채 중도를 표방하는 정치권과의 연대를 통해 내년 총선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탈당회견에서도 "새로운 대안정치 세력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건전한 진보층, 적폐세력의 '부활'로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층, 국민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포섭하지 못한 중도층을 지지층으로 지목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평화당 분당이 바른미래당 분당에 속도를 내게 해 제3지대 통합에 밑그림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많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후원회장·전당대회의장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비당권파 탈당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당장 집안 내부 단속부터도 과제로 떠오른다.  민주평화당 안에서 비당권파 모임이 집단 탈당을 앞둔 가운데, 전국 지역의 평당원들이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전국평당원협의회 일동은 이날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동지들은 한 치의 흔들림없이 의연하게 평화당의 깃발을 지켜 낼 것"이라며 집단 탈당에 맞섰다.

이들은 "4년간 이용만 당했다. 당원을 뭘로 보고, 코뚜레로 이리저리 더 이상 질질 끌고 다니려는 오만과 착각은 버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더 이상 당적변경에 신물이 난다. 현명한 농부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 것처럼 유능한 정치인은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면서 "이에 평당원협의회 당원동지들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평화당의 깃발을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후원회장·전당대회의장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비당권파 탈당을 반대하는 구호까지 외치며 명분 없는 탈당파들을 비난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래저래 자리 지키기가 급선무인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명분 없는 탈당과 분당, 제3지대 통합론 등의 앞길이 첩첩산중에 놓인 형국이다. 

최갑수 기자  focusgw@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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