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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소재·장비의 '탈 일본화'와 기초과학(基礎科學)이장로 이학박사 (고려대)
  • 포커스데일리
  • 승인 2019.08.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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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데일리) 최근 일본이 반도체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극자외선(EUV)용 포토 레지스트, 그리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을 수출 규제하면서 한국업체들은 매우 당황하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 와중에 오히려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하여 한국에 우회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한국업체들도 이것들의 국산화에 시동을 거는 한편 대만과 유럽업체들에게 주문을 늘리면서 수입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업체들은 반도체 소재 장비를 최대한 국산화 하는 '탈 일본'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일본의 어느 대학교수는 일본의 경제주간지 기고에서 이번 수출규제를 통해 일본정부의 가장 큰 실수는 한국에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일본언론들은 한국의 반도체시장 국산화정책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산화정책과 관련하여 정부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지원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특히 기초과학(基礎科學)의 발전이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다.

기초과학이란 무엇인가? 기초과학(基礎科學)은 난이도를 나타내는 초보과학이나 초급과학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과학 중에서 근본(fundamental)적이고 기본적(basic)이며, 밑바탕(초석)이 되는 과학을 의미한다.

즉 기초과학은 공학이나 응용 과학의 밑바탕이 되고 근본이 되는 자연과학으로 자연현상의 원리원칙을 규명하는 학문이다. 또한 기초과학은 순수과학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통한 학문의 진리 탐구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고, 영리 활동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학문분야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과학기술발전이 궁극적으로 과일이라면 기초과학은 그 나무의 뿌리에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많은 싹을 만들고 가지를 뻗어 튼튼하게 자라서 과일이 열리게 된다. 즉 뿌리가 튼튼한 기초과학의 발전은 수많은 응용과학기술의 과일을 수확하게 한다. 다만 나무가 뿌리를 내려서 싹이 나오고 가지를 뻗고 과일이 열리게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기초과학의 과일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의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초과학에 투자한 이러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은 결코 헛되지 않고,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초석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기초과학의 발전이 없는 상태에서의 과학기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느 대학신문의  '기초과학이 중요한 이유'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근래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KOFST)가 국내 과학기술자들을 대상으로하는 설문조사결과에서 대부분의 과학기술자들은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학정책의 제1순위가 기초과학육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기초과학을 전공한 인재들은 산업현장에서 금방은 이용할 데가 없어 보여도, 조금 멀리 내다 보면 어떤 업무도 잘해 낼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다. 기초과학은 모든 공학의 원리와 원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기초과학 전공자는 그것을 응용하고, 적응하고, 확장하는 능력이 앞설 수 밖에 없다.

요즈음 우리나라 정부의 신성장 동력영역으로 알려진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 통신 기술 등은 결과적으로는 물리학, 화학 등의 기초과학 없이는 개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의학, 약학 등의 생명과학분야가 매우 인기가 높고 각광을 받으며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물리학, 화학 및 생물학, 즉 기초과학의 발전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1962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크릭(F. H. C. Crick) 박사는 X-선 회절을 전공한 물리학자로서 DNA(Deoxyribo Nucleic Acid; 디옥시리보 핵산)를 발견했다. 그리고 물리학자인 맨스필드(P. Mansfield) 박사와 화학자인 로터버(Paul C. Lauterbur) 박사는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영상장비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이들은 1952년에 NMR(Nuclear Magnetic Resonance; 핵자기공명)의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퍼셀(E. M. Purcell) 박사의 업적과 기술을 활용하여 의공학 분야인 MRI 영상장비개발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물리학에서 개발된 레이저(Laser)을 이용해 세포를 절단하거나 세포막을 열어 세포 내에서 인위적으로 생화학적 조작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물리학발전의 덕분이다. 또한 음향물리학의 발전으로 초음파를 이용해 임상에서 흔히 보는 인체영상장비 제작과 결석 제거시술 등에 응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요즈음 암과 각종병의 진단에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MRI, CT(Computed Tomography; 전산단층촬영),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방출단층촬영)등의 영상장비 개발에 활용한 기술도 방사선물리학과 핵물리학의 발전에 힘 입은 것이다.

따라서 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국가만이 국제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즉 기초과학이 발전된 국가만이 첨단 과학기술개발에 앞장 설 수 있다. 따라서 선진국일수록 기초과학육성을 강조하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과학은 첨단 과학기술개발에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기초과학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인간을 합리적으로 사고하게 하고 방법론적으로 생활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초과학이 단순한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현상의 원리와 원칙을 깨우치게 하고, 새로운 기술 영역을 개척하고 탐구하는 정신을 키워 주기도 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가 봉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해답을 추구하고 탈출방법을 탐색하는 기초과학자의 탐구정신이야 말로 모든 사람들이 배워야 할 고귀하고 발전적인 인간정신이기도 하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과학기술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성장의 원천동력이다. 따라서 특히 기초과학연구는 신지식을 창출하고 창조적 인력을 양성하는 과학기술의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게 한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를 통하여 소재·장비와 부품을 탈 일본화하고 국산화를 가속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적 위기와 치열한 국가간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를 국가경쟁력을 갖는 선진 4차 산업혁명 국가로 견인해 줄 확실한 동력은 기초과학연구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하다 하겠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기초과학의 육성과 발전을 위하여 한국학술진흥재단(RISS), 한국과학재단(KOSEF),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등의 지원으로 각 대학 및 연구소 등에서 열심히 연구하여 많은 실적과 성과를 거둬 왔다.

하지만 2009년에는 전 학문분야를 포함하는 국가 기초연구지원시스템의 효율화 및 선진화를 목적으로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KICOS)이 하나로 통합돼 국가를 대표하는 연구관리전문기관으로 한국연구재단(NRF)이 새롭게 설립됐다.

특히 2011년 이후에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연구 및 기초과학 기반 순수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창조적 지식 및 원천기술 확보와 우수 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많은 연구기관들이 설립돼 기초연구가 활성화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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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소재장비#탈일본화#이장로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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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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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년 2019-08-11 12:56:39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전쟁에 대응하여 시의 적절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기초과학 육성이 필요하다다고 강조하지만 이제는 실질적으로 과학기술자를 우대하는 정책이 많이 니와 극일하기를 소망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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