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지휘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날 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지역에 첨단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전술유도탄의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의 특성과 위력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을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이날 북한 매체의 보도는 이번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이 '위력시위사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방력 과시를 통한 체제 안정 보장 요구에 목적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앙통신은 또 "새로 작전배치하게 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라고 언급해 이 미사일의 실전배치가 임박했음도 시사하며 남측과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4월 30일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역사적 만남 후에도 미국 측의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은데 대한 불만과 함께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특히 이번 훈련의 이유가 남쪽에 있다고 주장하고 미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은 회담판을 깨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운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에선 지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와 판문점에서의 단독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중지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다음 달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에도 남북관계에서 진전이 없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에 깨닫고 최신무기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과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는 권언을 남쪽을 향해 오늘의 위력시위사격 소식과 함께 알린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남조선 당국자'라고 표현한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하지만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고 한 대목에선 남측의 일부 군부에게 향한 메시지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와 관련, 중앙통신은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물리적 수단의 부단한 개발과 실전배치를 위한 시험들은 우리 국가의 안전보장에 있어서 급선무적인 필수사업"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이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국가의 안전 보장'이란 표현을 한데 대해선 북한이 향후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에서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최우선 핵심 과제로 삼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일 간의 무역 갈등, 중국과 러시아의 우리 독도 영공에서의 합동 군사훈련 등 세계 언론의 관심이 북미 문제를 뒤로 한 데 따른 북한의 존재감 과시라는 평가는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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