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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혹세무민…"누가 아마추어인가?"김정배 문학박사·칼럼니스트
  • 포커스데일리
  • 승인 2019.07.1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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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문학박사ㆍ칼럼니스트)

(포커스데일리) 지난 7월 1일 일본의 '경제보복조치' 이후 정부와 정치권, 언론과 국민의 주장이 뜨겁다. 무엇보다 처지와 이해관계에 따라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리라.

주장의 논리와 근거는 다양하지만 결국 '친일 대(對) 반일' 프레임으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이런 프레임은 국민 다수의 희생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 '역겨운' 것이지만 모두 반복적으로 학습한 익숙한 것이니 누굴 탓하랴.

그러나 어떤 국제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 태도는 '평등, 자결, 평화'의 원칙을 제시한 유엔헌장을 존중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인류는 제2차 대전과 이후 수많은 국제적 분쟁을 경험하면서 적어도 '선언적' 의미로나마 이 원칙을 받아들였다.

일본이 한국과 관련하여 이 원칙을 적용한 적이 있는지는 극히 의심스럽다. 그들 주류의 역사관과 한국의 전쟁 피해자들에 대한 언행, 그리고 문제의 '한국의 급소를 찌른' 일본의 '경제전쟁'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아베정권의 '제국적' 야심이 실현될지 그야말로 '망상'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의 약화와 한-미-일 관계의 균열, 중국의 '굴기', 그리고 북한의 중립적 지위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추구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본의 상대적 추락을 결과할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국내정치 때문에, 아베의 '비현실적' 선택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일본의 한계와 쇠퇴를 재촉할 것이다. 말하자면 아베는 악수를 둔 것이다. 무엇보다 대세(大勢)를 잘 못 읽은 탓이리라.

근대 초에 마키아벨리(1469-1527)는 지도자들이 동일한 능력과 수단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가정할 때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을 "가는 길이 시대에 맞느냐 안 맞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 갈파한 바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한국의 주류 보수 언론의 기본 논조는 대개 이렇다: 일본은 치밀하게 보복을 준비했다. 한국경제는 1965년 이후 일본의 금융과 기술에 큰 도움을 받아 지금에 이르렀다. 그래서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한국을 망가뜨릴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과거에 얽매어 분수도 모르고 반일(反日)을 하다가 기업과 국민을 힘들게 만들었다. 한-미-일-관계에서 미국은 일본편이다. 대안이 없다. 문 대통령이 아베 수상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이런 주장에서 항상 느끼는 점은 도대체 이들의 '국적'은 어디일까? 이다. 트럼프와 아베의 태도가 일방적이고 이기적이며 퇴행적 민족주의에 기반하고 있음은 상식이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주류 보수 언론은 이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고 합리적 대안도 없이 오직 한국정부를 겨냥해 비난하기 일쑤다.

강대국의 주장은 옳고 약소국의 주장은 그르다는 뜻인지, 국제관계에서 선악은 없고 '국익'만이 있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사대주의'의 현재 모습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한 태도가, 헌법적 가치와 애국심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지배한 '친일'과 '냉전'의 세례를 받은 지극히 이념적이고 비주체적이며 패배주의적이며 비양심적인 '망딸리떼(mentalite)'의 발로가 아니길 바란다.

우리의 주류 보수가 '못마땅한' 정부를 비난하려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경제는 힘들지만 체질 개선을 할 것이고, '토착왜구'의 낙인으로는 보수가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을 이용한 보수 야당의 정치공세는 결국 부메랑이 될 것이다. 지금 국민에게 드러난 것은 그토록 자랑했던 '한강의 기적' 뒤에 일본에 대한 '경제적 종속'이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정서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 특히 경제적 현실은 박정희의 '유산'인 셈이다.

작금의 사태는 한국의 주류 보수가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말고 '대세'를 읽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임을 반증하고 있다. 누가 '아마추어'인가?

<김정배. 문학박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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