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최갑수 기자  = 여야가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국방부 현안보고에 대해 한 목소리로 국방부의 대응에 대해 질타했다.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대북 경계작전 실패와 사건 축소·은폐 의혹 등을 놓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강하게 질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국방부를 방어에 나사기 보다 군 당국의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고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민주당 간사인 민홍철 의원은 "군의 초기 대응을 보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떠올랐다"며 "경계작전에 실패했고, 공보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김병기 의원은 "사건을 은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건 하루 만에 당당하게 나와서 잘못을 인정하면 될 일을 전 국민 불안을 증폭시킨 사건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도종환 의원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국정조사까지 가지 않고 국방위와 대정부질문을 통해 얼마든지 다룰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방위 전체회의 날짜가 먼저 잡혔는데 불과 1시간 전에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방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희석하고, 국방위의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시간을 정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은 "청와대나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는 하나도 조사하지 않고 합동조사 결과를 브리핑했다"며 "대통령이나 적어도 국무총리가 사과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의원은 "박한기 합참의장은 우리 군을 당나라 군대로 만든 장본인"이라며 "자신들은 다 빠지고 예하 부대장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적을 적이라 얘기하지 못하고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얘기하지 못하는 국방부의 입장이 안보의 현주소"라며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른 난맥상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개탄했다.

하태경 의원은 "오늘 국무조정실에서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상 탈북 루트를 공개했다"며 "이것을 공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간첩행위와 같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경계에 실패한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안보 실패의 가능성을 보여준 데 대한 책임을 묻고 반성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교훈이 매우 엄중하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한편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을 조사해온 정부는 이번 사건을 경계 작전 실패로 규정하고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정부의 합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번 경계작전 실패와 관련해 합참의장,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을 엄중경고 조치하고, 제8군단장을 보직 해임할 예정이다.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사령관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

해경 차원에서도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엄중 서면경고를 받았고, 동해해양경찰서장도 인사조치됐다.

최갑수 기자  focusgw@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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