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 대표가 20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와 꿈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아들의 취업과 관련 '스펙 없이도 취업이 됐다'고 한 발언이 연일 논란에 휩싸이게 된 모양새다.

애초 황 대표는 학생들 앞에서 은근히 자신의 아들 자랑이 섞인 한 청년의 예를 들며 취업 얘기를 하려했지만 이 발언이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으로까지 확대된 화근이 돼버린 셈이 됐다.

황 대표의 문제의 발언은 20일 서울 숙명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큰 기업에서는 스펙보다는 특성화된 역량을 본다"며 취업에 성공한 청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황 대표는 아는 청년이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 되고 다른 스펙이 없었지만 다양한 활동을 한 것이 입사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합격했다는 발언을 했다

이어 황 대표는 “그 청년이 바로 우리 아들"이라며 웃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 앞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정의당은 21일 황교안 대표를 향해 "현실과 동떨어진 얼빠진 소리로 입만 열면 국민들 가슴에 천불 나게 만드니 참 신묘한 재주다. 가히 박근혜 2호다"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에 황 대표 발언 관련 기사를 올리고 "확실히 다르다. 보편성이랄까 이런 면에서"라고 지적했다.

급기야 황 대표의 아들 취업 발언 논란은 21일 그의 아들이 다니고 있는 KT새노조가 "황 대표 아들의 인사특혜 의혹 진상규명이 먼저다"라는 성명까지 불러왔다.

KT새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부터 그의 아들이 KT법무실에 있는 사실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했다.

노조는 또한, "올해 초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의 딸 채용비리가 불거지면서, KT새노조는 황 대표의 아들 채용에 대한 진실 규명을 함께 요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KT새노조는 황 대표 아들이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에 법무팀에 배치된 배경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KT새노조는 성명에서 두 가지를 지적했다. 한 가지는 마케팅 직군으로 입사한 그가 입사 2년차에 어떻게 법무실로 발령 날 수 있었는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 됐는데, 아들이 KT법무실에 1년 이상 있었던 것은 기업윤리로 볼 때도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는 것이다.

KT새노조는 "이 시점이 KT 이석채 회장 등이 배임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점이고, 아버지는 수사를 하는 쪽에, 아들은 수사를 받는 기업의 법무실에 있는 기이한 구도가 만들어 졌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황 대표는 21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청년들, 대학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서 가볍게 저의 아들 사례를 들었는데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아들의 스펙과 관련한 사실도 정정했다. 1학년 때 점수가 좋지 않았던 아들은 그 후 학점 3.29, 토익 925점으로 취업하게 됐다는 게 황 대표의 해명이다.

한편 황 대표의 아들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KT에 입사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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