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선엽 장군을 예방했다./사진=자유한국당

(서울=포커스데일리) 서정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다.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 전 총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황 대표는 "힘들고 어려운 100년을 보내셨는데 백선엽 장군님께서 우리 국방에 초석을 다지셨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백 전 총장은 "나라에 조금이라도 공헌을 하고, 국가 방위에 진력을 하고자 했지만 모든 것이 아직까지 마음에 들게 큰일은 못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유엔군이 많이 도와줬지만, 우리 안에서도 장군님 같은 용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켜낼 수가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황교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근 역사적 평가가 분분한 약산 김원봉 장군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피력했다.

황 대표는 "북한군 창설에 기여했고, 6.25 남침에 주범 중에 한사람인 김원봉이 '거기가 우리 국군의 뿌리가 됐다'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말이 안 되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저희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 장군님께서 우리 군을 지켜주셨고, 오늘에 이르게 된 점이 저희는 명백하게 구분이 되는데 김원봉이라고 하는 잘못된 사람들이 군에 뿌리가 된 것처럼 얘기하는 이런 것들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저희가 잘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백선엽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리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이 있었다고 하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도"라고만 언급했다.

황 대표는 "그때 희생된 가족들 앞에서 얘기했다는 것은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는 장소에서 말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김원봉에 대해서 제대로 된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된다고 생각하고, 저희들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계속되는 언급에 백선엽은 "그 정도로 아는 정도다."라며 더 이상 말을 아꼈다.

다만 백 전 총장은 "대한민국이 성립된 이후에 벌써 상당한 세월이 지나지 않았나."라며 "나라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데 군인이나 민간이 모두 열성을 다한 결과가 그렇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황 대표가 백 전 총장을 굳이 찾아간 이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 전 총장에게 친일 행적 논란이 있다는 점을 들어 황 대표와의 이날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1920년생인 백선엽은 6.25전쟁 당시 32세의 젊은 나이로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돼 국군을 지휘했다. 

백선엽은 일제 강점기 만주국 중위출신으로 독립운동토벌에 앞장섰던 악명 높은 간도토벌대 출신이다. 이로 인해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돼 있는 대표적인 군부출신 친일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자신도 회고록에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황 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과정 중에 아쉬운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큰 틀에서 이 분이 안보를 지켰다는 점을 존중해야 한다"며 "다른 부분을 폄훼하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서정석 기자  focusgw@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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