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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지봉유설(芝峰類說) 기획전시회를 다녀와서이장로 이학박사(고려대)
  • 포커스데일리
  • 승인 2019.06.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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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네번째가 필자 이장로 박사.

(서울=포커스데일리) 조선조 실학(實學)의 선구자로 불리는 지봉(芝峰) 이수광(李睟光) 선생의 유물 특별전시회 개관식이 남양주시 조안면 소재 다산유적지의 실학박물관에서 지난 달에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실학박물관(實學博物館)이 주관하는 2019년 상반기 기획전으로 <지봉유설> '신화를 넘어 세계를 기록하다'란 캐치프레이즈로 오는 7월7일까지 열린다.

개막식에서는 실학 박물관장의 개회사, 은평 한옥 역사박물관장과 실학 훼밀리 역사학회 부회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실학을 연구하는 학회 교수님들 그리고 지봉 선생의 후손인 전주이씨 경녕군파 대종회 회장단 및 직계후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은평 한옥 역사박물관장은 실학의 선구자로서의 이수광 선생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논리적 평가를 전개했다. 실학학회와 실학박물관에서 적극적으로 주선해 한국, 일본, 중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실학학회에 이수광 선생을 첫 번째 실학의 선구자적 학자로 추천하고 선정되는 경위를 설명했다. 실학사상이 우리의 오늘날 당면 문제해결을 위해 어떻게 기여해야 할 것 인지에 대한 소견도 밝혔다.

실학훼밀리 역사학회 부회장은 실학훼밀리 역사학회의 창립과정과 배경 및 발전경위를 설명하고, 실학박물관의 실학훼밀리 역사학회에 대한 지원과 협력에 감사를 표했다.

이 역사학회는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 하정공 류관, 소릉 이상의, 성호 이익, 반계 유형원, 신흠, 김현성, 김육, 윤두서, 홍대용, 정두원 등 조선후기 실학사상을 공유하고 집대성한 선진명문가의 후예들 약 90여명이 2011년에 창립한 실학역사 연구모임이다.

계속해 개막테이프 커팅후 실학박물관 학예사 해설로 박물관 전시회 유물을 관람하고 곧 바로 연회로 이어졌다.

연회장에서 지봉선생의 문중을 대표하는 직계후손은 인사말에서 실학박물관의 기획 전시회개최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고, 지봉 선생의 1625년 인조대왕에게 올린 '중흥장소 12조'로 알려진 1. 근학 2. 경심 3. 경천 4. 휼민 5. 납간쟁 6. 진기강 7. 임대신 8. 양현재 9. 소붕당 10. 칙융비 11. 후풍속 12. 명법제 등을 간략히 설명하고, 위의 12조와 이를 근간으로 200년후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에 따라 현대에도 국정을 수행한다면, 국가 지도자의 자세, 정치, 경제, 국방안보, 교육문화, 복지, 조세, 공직기강, 당쟁, 법치 등 국정제반에 질서가 바로서고 혼란과 허실없이 발전해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학훼밀리 역사학회 회원들과 공감의 시간을 가져 매우 기쁘고 실학의 선구자인 이수광선생의 후손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봉 선생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좀 더 살펴보기로 한다.

이수광(1563-1628)선생은 조선조 중기 왕족출신 성리학자(性理學者), 외교관이자 정치가로, 또 실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로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윤경(潤卿), 호는 지봉(芝峰)이며 태종왕자(太宗王子)인 경녕군(敬寧君) 이비(李裶)의 5대손이다.
집안이 관직으로 세상에 들어난 시기는, 청백리(淸白吏)로 알려져 선조(宣祖)의 신임을 바탕으로 호조, 병조, 형조 판서를 지낸 부친 이희검(李希儉) 때부터다.

이수광 선생은 임진왜란, 광해군의 즉위, 인조반정, 이괄의 난, 정묘호란의 발발 등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극심한 상황에서 많은 전란과 정치적 변화를 겪으면서 살았다. 그는 이조판서를 지내고 죽은 후에 영의정으로 추증되었다. 또한 아들 이성구와 이민구는 각각 영의정과 이조참판을 지냈다.

지봉 이수광 선생은 그당시 유교 성리학의 도덕적 관념을 벗어나서 현실에 근거하고 개획적인 개방과 실용의 자세로 세계와 소통했다. 그가 얻은 세계 정보는 경험과 실증에 근거한 것으로 조선이 지금껏 얻지 못했던 생동감 있는 지식이었다.

학자 이수광은 저서로서 지봉유설(芝峰類說), 지봉집(芝峰集), 채신잡록(採薪雜錄), 병촉잡기(秉燭雜記), 찬록군서(纂錄群書), 해경어잡편(解警語雜篇), 잉설여편(剩說餘篇), 승평지(昇平志) 등을 저술했다.

그 중에서 사물의 이치를 설명한 <지봉유설>은 1614년에 편찬한 조선 최초의 문화백과사전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3435항목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으로 348가(家)의 서적이 인용됐으며 나오는 사람은 무려 2265인이나 된다. 즉 인문, 사회, 과학 전반이 거의 다 섭렵되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실용적인 지식이 총망라돼 있다.

특히 이수광은 격동의 시대에 살면서 중원 대륙에서 명·청교체라는 국제 정세의 변화를 체험 하면서 3차례 사신으로 북경을 왕래하며 뛰어난 국제적 감각을 키웠고 국가재건을 위한 개혁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봉유설> 제국부(諸國部) 외국조에는 육로와 해상교역로에 위치한 중국주변의 나라들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문명권, 서구유럽 등 세계 50여개국의 기후(氣候), 풍속(風俗), 신앙(信仰), 생활(生活) 등이 최초로 소개돼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폭넓은 학식과 국제적인 견문을 바탕으로 17 세기 동아시아를 아우르는 교양을 집대성한 대저작으로 후일 실용적인 사상이 발전해 나가는 기반이 됐다.

결과적으로 비록 17 세기 조선의 보수적인 지적 풍토에서 이수광의 선구적인 실학사상은 곧 바로 수용될 수는 없었지만, 지붕유설의 편찬을 통하여 폭넓은 시야를 갖게 함으로써 조선 사람들이 세계에 눈뜨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수광 선생의 <지봉유설>을 편찬한지 200여년이 지나서 드디어 신화와 관념에서 머물던 조선의 세계 인식은 <지봉유설>에서 제시하는 사실의 영역으로 전환돼 갔다. 즉 19세기 하백원(河百源)과 최한기(崔漢綺)가 전파하는 세계지도는 조선 지식 사회의 인식 변화를 알려주는 지도들이다. 호남의 지식인 하백원은 만국전도를 제작했고 최한기는 중국인이 그린 지구전후도를 인쇄하여 배포했다. 밀려드는 서구문물과 변화하던 동아시아의 정세속에서 최한기 등은 폐쇄적인 조선의 현실을 비판하고 관념을 뛰어넘어 세계로의 인식을 바로 할 것을 주장하게 됐다.

그리고 실학(實學) 전체를 특징짓는 표어로서 실사구시(實事求是)는, 근대사 우리나라 실학의 중심 사상이기도 하다. 실학사상의 토대가 된 '실사구시' 운동은 공리공론(空理空論)에서 벗어나서 사실에 근거해 진리와 진상을 탐구하고 추구하는 운동이다.  즉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보는 것과 같은 실험과 연구를 거쳐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을 통해 정확한 판단과 해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실사구시이다.

따라서 이것은 오늘날 대표적인 기초과학(초급과학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밑바탕이 되고 근본이 되는 과학을 의미)인 물리학과 더불어 모든 자연과학연구와 탐구의 기본적인 원칙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실학사상에 훌륭한 선현들과 현실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했던 학자들로부터 일깨움을 받아서, 오늘의 현실에 매몰되거나 안주하지 말고 내일과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비판적 민족적 자아를 키워나가서, 오늘의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될 것이다. 실학이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이루어 나가야 하는 당면 문제해결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실학이 가지는 학술적 체계나 그것을 자랑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고, 앞으로 우리의 당면문제가 무엇이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실학사상과 관련된 유·무형의 자료와 정보를 수집, 보존, 연구, 교류, 전시하는, 실학 중심의 문화복합공간으로서의 실학박물관의 역할이 이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보이며, 그런 점에서 실학박물관의 존재의의을 재조명해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실학박물관의 <지봉유설> 기획전시회 참관으로, 실학의 선구자 지봉 이수광 선생의 전주이 씨 후손의 한 사람으로서 커다란 자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추기:이수광선생의 호 지봉을 따서 제정한 지봉로(芝峯路)가 서울 종로구, 부천시와 순천시에 각각 있다. 특히 지봉 선생의 순천부사 재임을 기리기 위해 명명한 순천시 지봉로를 달리면서 직계후손으로서 뿌듯한 자긍심(自矜心)을 느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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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봉유설#기초과학#기획전시회#이장로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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