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의원회관 강효상 의원실의 출입문이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통화 내용 유출 논란이 더욱 확대되며 강 의원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외교부는 관련 조사를 진행 후 징계위원회를 거쳐 강효상 의원에게 기밀을 유출한 외교관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외교부는 3급 비밀에 해당하는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간부급 외교관 K씨와 기밀 유출의 원인을 제공한 강효상 의원을 형사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28일 밝혔다.

강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도 거세다. 민주당은 이날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열고 이해찬 대표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논란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자유한국당과 강 의원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으로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한미정상의 신뢰를 훼손하고 굳건한 한미동맹까지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주미한국대사관 참사관이 한미정상회담 통화내용을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했다면 정치중립을 규정한 공무원법 위반혐의가 짙다.

게다가 국가 정상 간 통화 내용은 3급 비밀로 외교기밀을 누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누설할 목적으로 외교기밀을 탐지하거나 수집한 사람도 똑같이 처벌된다.

이는 국기문란으로 정치적 흥정거리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조차 외교기밀 누출한 강 의원의 출당 요구도 나온다고 한다. 

보수 성향을 보여왔던 전직 외교관들조차도 이번 강 의원의 이해 못할 언행에 대해 외교 관례를 무시한 경솔한 처신으로 국익을 해할 정도로 심각한 사태라고 지적들 하고 나섰다.

아무리 봐도 이번 건은 자유한국당이 전직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 의원의 정보력?을 과신한 나머지 헛발질한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강효상 의원이 추가 입장을 내놨다. 한마디로 '왜곡된 한·미 외교의 실상을 알린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기밀 유출로 몰고 가는 것은 가당치 않다'는 식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입장문 말미서 "일본에 오는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도 방문해달라는 것이 상식이지, 이것이 기밀이냐"고 했다. 

도대체 자신이 굴욕외교를 폭로한다며 기자회견까지 하며 외교상 기밀을 누설한 그가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헷갈리는 대목이다.

이른바 '구걸외교'라고 폭로했던 당사자 강효상 의원이 정작 방한 요청을 '상식적인 일'이라고 앞 뒤 않맞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아무래도 앞 뒤 못 가릴 정도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에서 강 의원이 자가당착에 빠진 모양새다. 

강효상 의원의 경우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대상에서 벗어나 의원직 상실까지 갈 수도 있다.

기자회견은 그렇다해도 통화내용 관련 보도자료를 SNS에 올린 행위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고 노회찬 의원이 이른바 '삼성 X파일'에 등장하는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하고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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