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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발포 직전 전두환 씨가 광주에서 시민군에 대해 '사살명령'을 내렸다는 미 육군 정보요원의 증언이 나오자 5·18 39주기를 앞두고 광주가 다시 울분의 도가니로 빠졌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육군 501정보단 요원이던 김용장 씨는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두환이 1980년 5월21일 K57(제1전투비행단) 비행장에서 정호용 특전사령관, 이재우 505보안대장 등 74명이 회의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39년만에 미 육군 정보요원의 5·18증언은 지난 3월 JTBC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생생한 인터뷰로 전해졌고, 이날 두 번째 증언에 나선 김 씨는 이를 구체화했다. 또 다음날인 14일에는 광주 현지에서 증언에 나설 예정이어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 씨는 "전두환 방문 목적은 사살명령이었다고 생각되고, 당시 회의에서 사살명령이 전달됐다고 하는 것이 저의 합리적인 추정"이라며 "헬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비행계획서를 파기하지 않았다면 자료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씨는 "발포명령과 사살명령은 완전히 다르다. 발포는 상대방이 총격을 가했을 때 방어 차원에서 하는 행위기 때문"이라고 거듭 증언했다.

보수 인물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북한군 침투설에 대해서도 전두환이 허위 날조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 육군 정보요원이던 김용장 씨가 13일 국회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김 씨는 "600명의 북한 특수군이 광주에 왔다는 주장은 미 정보망이 완전히 뚫렸다는 얘기인데, 당시 한반도에서는 2대의 위성이 북한과 광주를 집중 정찰하고 있었다"며 "북한에서 600명이 미국의 첨단 감시망을 피해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계엄군이 운영했던 편의대 실체에 대해서도 "시민 행세하던 사복 군인들이 실제로 존재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김 씨는 "본인이 첩보를 입수한 후 확인해 40여명가량으로 보고했다"면서 "나이는 20∼30대 젊은이들이었고 짧은 머리에 일부는 가발을 썼다"고 하고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렸고 거지처럼 넝마를 걸친 사람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씨는 이어 "(편의대를) 광주로 보낸 것은 전두환의 보안사령부였다. 북한 특수군이 했다는 방화, 총격, 장갑차 등의 탈취는 일반 시민이 했다고 보기 어려운 극렬 행위인데, 남한 특수군이라 부르는 이들이 선봉에서 시민을 유도하거나 직접 벌인 소행으로 감히 추정한다"고 말했다.

5·18 당시 광주 송정공항의 제1전투비행단에 주둔한 주한미군 501여단 소속의 유일한 한국인 정보요원이었던 김 씨는 "그 당시에 작성한 보고서 40여건 가운데 5건이 백악관으로 보내졌고, 카터 전 대통령이 3건을 직접 읽었다"고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 육군 정보요원이던 김용장 씨가 13일 국회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한 회견장에 많은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5·18 당시 505보안부대 수사관으로 근무한 후 1988년 광주청문회에서 양심선언대에 섰던 허장환 씨도 증언에 동참했다.

허 씨는 "보안사가 광주를 평정하고 급박하게 한 일은 자행한 범죄를 숨기기 위한 기구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 기구가 511대책분석반이었고 추후 511연구회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전일빌딩 헬기사격 여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허 씨는 "전남도청을 은밀히 진압하는 과정에서 건물에 저격병이 있다는 첩보를 듣고, 헬기로 그 저격병을 저격하는 작전을 구상한 것"이라며 "호버링 스탠스(헬기 멈춰 비행하는 것)에서 사격했다"고 증언했다.

전두환의 사살명령에 대한 증언에 대해서도 허 씨는 "발포는 초병한테만 해당되는 말이다. 전두환 씨는 절대 발포 명령권자가 아니라 사격 명령권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직접 본 '앉아쏴 자세'의 사격은 절대 (계엄군의)자위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전두환이 사살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미 육군 정보요원과 허 씨의 기자회견은 14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오후 2시에 갖는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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