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가운데 관련 단체들은 환영과 유감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그래픽=리얼미터>

(서울=포커스데일리) 박미라 기자 =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가운데 관련 단체들은 환영과 유감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여성단체 측은 이날 결정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논평을 내고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성평등 사회를 향한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이러한 여성들의 분투의 성과이자 여성운동의 역사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국회와 정부를 향해 "피임,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한 정보와 보건 의료 시스템에 모두가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성민우회도 "역사적인 선고는 수많은 이들의 용기와 싸움, 그리고 연대를 통해 함께 이뤄낸 귀중한 성취"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국제앰네스티의 한국지부도 "여성 인권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앞으로 여성과 소녀의 인권이 전적으로 보호받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종교계를 중심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수정되는 시점부터 존엄한 인간이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존재인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향후에도 낙태죄에 관련한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생명운동연합, 프로라이프 의사회 등이 함께하는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는 "2012년의 선고를 뒤집는 헌법 불합치 결정은 시대착오적이며 비과학적인 판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선고는 낙태죄가 폐지되었을 때에 예측되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낙태죄 헌법소원 결과에 따른 의견서를 통해 의사 낙태 선택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정부는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국민들의 불편함과 진료실에서의 갈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정확한 지침을 제시해 우선의 혼란을 막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낙태죄에 대한 국민 여론 <자료제공=리얼미터>

한편 국민 10명 중 6명에 이르는 다수가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태죄 폐지 여론은 약 1년여가 지나면서 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발표된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낙태죄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응답이 10명 중 6명에 이르는 58.3%로 집계됐다. '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30.4%로 '폐지' 응답의 절반 수준이었다. '모름/무응답'은 11.3%.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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