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칼럼] 안중근과 구미꼬칼럼니스트 송상섭
  • 포커스데일리
  • 승인 2019.03.25 17:16
  • 댓글 0

(서울=포커스데일리)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다.

정부는 앞장서서 각종 이벤트와 홍보행사를 민간 기업과 더불어 펼치고 있다.

어느 라면 회사는 판매금액 일부를 국가유공자 복지와 보훈선양 사업에 기부하고 있고 모 카드사는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공익 캠페인과 기념상품을 제작 배포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도 앞다퉈 국가기념사업 등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고무적이다. 또한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를 조명한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돼 관객들과 만났다. 임시정부수립일 (4월 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국민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적 사실들을 기념하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가운데 묵묵히 예술작품들을 통해 선열들의 독립투쟁사를 알리는 문화게릴라도 존재한다. 사단법인 'K문화독립군'과 경기도 전문예술단체 '랑코리아'(대표 구미꼬 김) 가 제작 공연한 창작 뮤지컬 '페치카'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독립운동가이자 시베리아 한인 민족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의 삶과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에 초점을 맞춘 역사 서사시이다.

러시아 말로 '따뜻한 난로'를 뜻하는 페치카는 최재형 선생의 애칭으로 "러시아 추위보다 나라를 잃은 심정이 더 차갑다"는 분노를 역설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최 선생의 항일 투쟁사는 뒤늦게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사업가로서의 명성을 쌓아 독립군 군자금을 지원했다.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도 그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또 의병모집 및 독립단을 조직하여 무장투쟁 전개, 고려인 자녀들을 위한 30여개 한인학교 설립 등 인재양성에도 힘썼다.

이밖에도 혁혁한 공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도와 성공시켰던 것은 역사적 쾌거이다.

이런 최재형 독립투사와 '우리들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투쟁사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 '페치카'다.

이 작품을 주도한 이가 구미꼬 김이다. 어머니는 일본인, 아버지는 한국인, 한일 다문화 가정 출신 성악가다.

이태리 유학시절 만난 한국인 주세페 김(본명 김동규)과 결혼, 국내에 정착 '듀오아임'이란 예명으로 팝페라 팀을 이뤄 전국과 세계를 누비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주로 외국의 노래를 앵무새처럼 불러야 했던 이들에게는 채울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정체성이었다. 다문화 출신 구미꼬가 느낀 정체성 혼미와 한·일간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최근 주세페 김의 창작 뮤지컬 '페치카'로 귀결됐다.

구미꼬 김은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로 불리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역으로 아들에게 수의를 건네며 남긴 편지의 내용을 노래한다. 남편의 작곡으로 탄생한 곡 '아들아 아들아'는 뮤지컬 페치카의 백미 중의 하나다. 관객들도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로 하나가 되는 클라이막스이기도 하다.

요즘 새롭게 알려진 독립투사가 있다.

대만에서 일본 왕족 구미노미야(육군대장)을 척살한 조명하 의사다.

스물네 살 꽃다운 나이에 처형을 당하면서도 "저 세상에 가서도 독립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최재형 선생이나 조명하 의사처럼 뒤늦게 행적이 알려져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도 수없이 많은 애국지사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유명을 달리했지만 기억하는 이들이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모멘트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가 회자 되기는 하지만 뒷받침이 없어서는 다 공염불이다.

국가는 끝까지 한분 한분 애국지사들의 역사적 사료를 수집 발굴하는데 힘써야 한다. 따라서 이를 위한 민간단체나 기구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이는 역사적 소명이다.

하얼삔 역 주변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기 않기 때문이다. 한때 안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 유해 찾기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났다.

기필코 찾아야 할 의무가 있음을 우리는 망각해선 안된다. 상해 임시정부 청사처럼 관광 상품화해서라도 역사를 인식시켜야 할 책무가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현재 부끄러운 수치가 통계로 드러난 것이 있다 수많은 친일 후손들은 정계, 관계, 재계, 학계 등을 망라하며 부를 누리고 있지만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은 대부분 곤궁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한·일 다문화 가수 구미꼬 김도 작품을 통해 목놓아 노래를 부르며 안중근 의사의 정당성을 알리고 있다. 남편 주세페와 함께 사재를 털고 소품을 빌리고 자발적 규모의 후원금으로 올린 지난 세종문화회관 공연도 큰 손실을 부부가 감당해야 한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무료로 학생들을 초청 공연하는 교육 뮤지컬 '폐치카'는 수입창출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위대한 독립투사들의 발자취를 알리고자 하는 순수예술 문화활동이면서 동시에 국가가 해야 할 국민교육과 문화사업의 일환이다.

'문화가 살아야 나라가 제대로 산다'는 상식을 우린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규범이 형성된다. 이는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이어져 정치적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법이다.

국민소득 3만 불을 외치며 경제 불황의 어둠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들에게 문화예술이 사치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그 꽉 막힌 한·일 관계는 정상회담이나 정치적 수사만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

매주 일본대사관 앞에서 외치는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과 시민들의 외침이 부질없는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 일본인들의 혐한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단언컨대 이젠 문화로 풀어야만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야마또 정신'과 '천황제'로 무장한 일본 사회의 독선과 아집을 열려면 우선 다양한 문화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가장, 우선한 것이 노래다 엔까와 전통가요(트롯)이 만나서 두 나라 국민들의 가슴속 정서를 자극해야 한다. KBS 가요무대 프로에 일본 엔까 가수 대명사격인 '고다이 나츠코' 와 '사까모또 후유미'가 나와야 되고 우리 트롯스타 장윤정과 금잔디가 일본 NHK에 나와 웃으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한·일간의 앙금을 녹이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밉던 곱던 이젠 문화 빗장을 열어야 한다. 한류로 문화를 일본에 알리는 것은 반기면서 일본문화를 배척해선 안 된다.

그 예는 독일 ,프랑스, 영국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역사적으론 철천지 원수지만 문화활동은 국경을 넘어 폭넓게 교류하고 있다. '기억은 하되 잊지 않는다' 슬로건과 함께 더 늦기 전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

한·일 학술 세미나 개최나 포럼 교류 등으론 한계가 있다. 구미꼬가 부른 안중근을 위한 애타는 절규, 뮤지컬 ‘페치카’를 보면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먼저 손 내밀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사과도 배상도 가능해진다.

이게 참다운 극일이다. 원만한 한·일 관계 정립은 문화교류를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포커스데일리  press@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커스데일리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