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수사본부장 당시의 전두환 소장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전두환 씨가 7일 열리는 재판에 또 다시 출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첫 공판기일에 이어 두 번째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故)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신분이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 전두환 씨의 공판기일을 연다.

알츠하이머 투병 등을 이유로 첫 공판기일에 나오지 않은 그는 이번에도 아프다며 법정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씨의 재판 불출석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무죄추정의 원칙을 따른다. 하지만 법정에 나와 유·무죄를 다투면 된다.

게다가 그가 남긴 역사의 기록은 법 앞에 평등과 무죄추정의 원칙을 거론하기엔 국민감정이 허락지 않을 분위기다.

이번 재판 이전의 그는 분명히 유죄를 선고 받았으며,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사면을 받았을 뿐이다. 

최대 피해자인 광주시민들은 단 한 번도 그를 사면하지 않았다. 광주시민들은 '용서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는 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용서치 못한다고 하고 있다.

즉 '변명과 거짓으로 일관하며, 진실을 밝히고 세상을 떠난 이를 비난하는 전두환을 어떻게 용서 할 수 있겠는가'라는 얘기다.

최근 전 씨의 부인인 이순자씨의 망언에 가까운 발언도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이 씨는 남편 전씨를 '민주화의 아버지'라며 피해자들에겐 능멸에 가까운 궤변까지 쏟아냈다.

전 씨는 단 한 번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부부가 회고록을 내며 자신들도 5.18의 억울한 희생자라며 망언을 늘어놓고 있다는 데 국민들이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게 아닌가.

전 씨 측은 건강이 안 좋다며 기일 변경을 신청했지만, 이번엔 재판부가 거부했다.  이순자 씨는 "조금 전의 일을 기억 못 하는 사람한테 광주에 내려와서 80년대 일어난 얘기를 증언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라며 불출석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엔 재판부가 거부했다. 앞서 전 씨는 지난 9월 21일 재판 관할 이전을 신청했다.  이번 재판은 대법원에서 관할 이전을 최종 기각하면서 7일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이어가게 됐다.

이처럼 전 씨가 잔꾀로 재판에 불출석하며 정상적인 재판 진행을 막고 있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만일 이번에도 불출석 한다면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전 씨를 법정에 세워야한다는 분노에 가까운 지적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결론난 광주 전일빌딩 앞을 헬기가 날고 있다.<사진=5·18기념재단>

이번 사건은 전씨가 2017년 4월 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비롯됐다. 그는 이 책에서 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생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비난했다. 

헬기 사격 자체가 없었다며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했다. 

조 신부 유족과 5·18단체 측의 고소를 접수한 검찰은 수사 끝에 헬기 사격이 실제 있었다고 판단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불구속기소한 사건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그를 대신해 출석한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의 공소 사실과 달리 80년 5월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전 씨는 법정에 나와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펼치면 된다. 그 다음은 법이 심판할 테니 말이다.  
  
그나마 전 씨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조금이나마 유지하고 싶다면, 광주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재판부에 당부한다. 이날 재판에 그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젠 구인장을 발부해서라도 그를 법정에 세워야한다고 당부한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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