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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무죄'…대법원 14년만에 '정당한 사유'에 해당
  • 이현석 기자
  • 승인 2018.11.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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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유격훈련 장면/국방부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유죄' 입장을 견지해 온 대법원이 14년만에 '무죄' 취지로 판례를 내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창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앞서 A씨는 2013년 9월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 선고를 받고 2016년 7월 상고를 제기했다. 

병역법 제88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통지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이제까지의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형사 처벌 등으로 제재하는 양심적 제한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사 처벌 등 제재를 감수하지 않는 이상 내면의 양심을 포기하거나 인격적 존재 가치를 파멸시키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자유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지만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인정해야만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별개의견도 나왔다. 이동원 대법관은 국가의 안전보장에 우려가 없는 상황을 전제로 진정한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경우에 정당한 사유를 인정해야한다면서 같은 취지지만 다른 이유를 냈다. 

권순일·김재형·조재연·민유숙 대법관은 "양심의 자유는 인간 존엄의 필수적 전제로서 인간으로서 가지는 보편적인 권리"라며 "내면적 양심의 포기와 인격적 존재가치의 파멸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양심의 명령을 지키는 통로를 열어두어야 한다"고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들도 이어졌다.

하지만 대법원의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었다.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등 4명의 대법관은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이 개인적인 신념이나 가치관, 세계관 등과 같은 주관적 사정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없다"고 보고 반대의견을 냈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앞으로 대체복무제가 마련되기 전까지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감옥에 가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유죄 판결과 함께 통상적으로 1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해 왔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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