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갈고양이(좌)와 김진태 의원

(서울=포커스데일리) 서정석 기자= 국정감사가 시작된 첫 날인 10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 '벵갈 고양이'를 데려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날 눈치도 없는 퓨마가 탈출해 인터넷 실시간검색 1위를 계속 차지했다."며 "그랬더니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된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퓨마가 우리를 이탈한 지 1시간 35분 만에 NSC 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2시간 33분 만에 회의가 열렸다. 미사일 발사보다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퓨마는 고양잇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육사나 관람객을 살상하거나 하는 게 전혀 아니다. 열린 우리 밖으로 나간 것일 뿐"이라며 "마취총을 쏴도 안 죽으니까 사살을 했다. 불쌍하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답변에 나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NSC 회의 소집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내가 회의 멤버이기 때문에 안다"고 김 의원의 NSC 소집 의혹 제기를 부인했다.

홍 국조실장은 "처음 마취총을 쐈고 마취가 되지 않아 9시45분에 사살했다"며 "사살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 국민을 위협했을 때 정부를 얼마나 비난했을까 우려됐다. 현장에서 사살은 정부와 협의해서 이뤄진 거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국감에 '출석'한 고양이는 김 의원 질의 내내 케이지 속에서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 의원 측은 "국정감사를 위해 어렵게 벵갈 고양이를 공수해 며칠간 닭가슴살과 참치 등을 먹이며 돌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상 의혹 제기에 불과해 벵갈 고양이까지 데리고 온 김 의원의 이날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는 여론들도 나온다.

해마다 국감때가 되면 의원들이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해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고양이까지 데리고 온 것은 조금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온다.

서정석 기자  focusgw@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